[박진식의 심장토크]의사는 환자의 팔에 청진기를 대고 뭘 들을까?

박진식 세종병원 그룹 이사장
  • 등록 2021-05-30 오전 8:04:00

    수정 2021-05-30 오전 8:04:00

[박진식 세종병원 그룹 이사장]‘진료실’하면 가장 흔히 떠오르는 장면은, 의사가 혈압계에 달려있는 커프(Cuff)라는 것을 환자 팔에 감고, 한 손에는 청진기를 환자 팔에 대고, 다른 한손으로는 검은색 고무공 같은 것을 연신 누르면서 혈압을 재는 장면일 것이다. 의사는 환자의 팔에 청진기를 대고 뭘 듣고 있는 것일까.

박진식 세종병원 그룹 이사장
혈압이라는 것은 혈액이 동맥 벽을 누르는 압력이다.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대동맥으로 짜서 넣어주면, 동맥 안에 들어가야 할 혈액이 많아지니 압력이 높아지게 되고, 심장이 수축을 멈추고 이완을 하는 동안에는 동맥 안에 있던 혈액이 모세혈관을 통해 정맥으로 빠져 나가면서 압력이 낮아지게 된다.

우리가 혈압을 이야기 할 때 120/80 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심장의 수축기때 압력과 이완기때 압력을 표시하는 방법이고, 수축기 혈압 그리고 이완기 혈압이라고 부른다. 흔히 높은혈압/낮은혈압, 최고혈압/최저혈압이라고 부르는데 잘못된 명명법이다.

혈압을 처음 측정한 사람은 의료인이 아니고, 18세기 성공회 신부였던 스티븐 헤일즈였다. 그는 동물들의 목동맥에 수직으로 된 관을 연결해 혈액이 얼마나 높이 올라가는 지를 관찰해 혈압이 심장의 수축에 따라 변하고, 동물의 종별로도 다르다는 것을 1733년 발표했다. 이 관찰은 매우 중요한 것이었지만, 현실적으로 혈압을 재는 과정이 너무 복잡해 일상적인 진료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다 1910년 러시아 의사 니콜라이 코로트코프는 팔에 감은 커프를 부풀려서, 팔에 가해지는 압력을 수축기 혈압보다 높여서 동맥에 혈액이 흐르지 않도록 했다가 압력을 천천히 낮추면,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사이의 압력에서는 수축기에는 혈액이 흐르고 이완기에는 혈액이 못흐르게 되고, 이렇게 혈액이 간헐적으로 흐르면 혈액의 소용돌이가 생겨서 작은 소리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 소리가 나는 압력이 수축기 혈압, 소리가 더이상 나지 않게되는 압력이 이완기 혈압임을 증명해 진료 현장에서 혈압을 쉽게 측정할 수 있게 했다.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혈압을 측정할 때 들리는 소리를 ‘코로트코프 음(Korotkoff Sound)이라고 부른다. 집에서 사용하는 가정용 혈압계나 병원이나 공공기관등에 비치돼 있는 자동 혈압계도 혈액소용돌이 때 발생하는 진동을 측정해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을 추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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