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발굴 직원에 포상 주니, 참여율 '쑥' 사고 '뚝'

[산재 예방하는 위험성 평가]④근로자 참여 어떻게 독려하나
직원 60명 경주 서라벌도시가스, 대기업 제치고 위험성평가 대상
“위험 발굴 근로자에 보상 체계 마련…대안 마련 부담도 줄여”
“전 직원 안전 전문성 확보…협력업체까지 구별없이 적용”
  • 등록 2023-07-25 오전 5:00:00

    수정 2023-07-25 오전 5:00:00

[경주=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현장에서 위험을 가장 잘 발견할 수 있는 근로자가 적극적으로 위험요인을 발굴해주는 것이 위험성 평가의 핵심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근로자가 위험요인을 발굴할 때마다 5000원씩 지급하고, 발굴한 근로자에게 후속 조치의 짐을 지우지 않는 방식으로 참여를 활성화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지난 21일 기자와 만난 김준석 서라벌도시가스 대표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생활에 습관처럼 안전이 스며들게 하는 문화를 사업장에 심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2일 경북 경주 서라벌도시가스 근로자들이 도시가스 밸브 점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최정훈 기자)
경북 경주시와 영천시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서라벌도시가스는 직원 60여 명의 중소기업이지만, 올해 산업안전보건 강조의 달 행사에서 열린 위험성평가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굴지의 대기업들을 제치고 대상을 차지했다.

위험성 평가는 노·사가 참여해 사업장의 위험요인을 함께 파악하고, 개선대책을 마련해 근로자의 사망·부상·질병을 예방하는 제도다. 윤석열 정부 들어 고용노동부는 규제를 나열하고 못 지키면 처벌하는 산재 감축 정책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판단하고, 위험성평가를 산재 감축 정책의 중심에 두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작업 현장에서는 도시가스 밸브박스 점검 작업이 한창이었다. 도로 한 복판에서 50kg에 달하는 맨홀 뚜껑을 열고, 도시가스 밸브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매월 200개 정도의 점검을 해야 하는 작업의 특성상 근로자가 근골격계 부상, 또는 교통 사고 위험도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한 눈에 보기에도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가 포착됐다. 작업 시작 전에는 작업의 위험요인을 숙지하기 위한 회의가 진행됐고, 차량을 통제하기 위한 다양한 장비들이 마련됐다.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압력을 활용해 쉽게 들어 올릴 수 있는 맨홀 뚜껑이었다. 이로 인해 여성 근로자도 쉽게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방익제 서라벌도시가스 안전기획팀 차장은 “위험성평가 과정에서 현장 작업자들은 위험요인을 발굴하기만 하면 되고, 후속 조치는 안전기획팀에서 마련한다”며 “현장 근로자의 발굴 부담을 최소화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니, 안전 확보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경북 경주 서라벌도시가스 근로자들이 도시가스 밸브 점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최정훈 기자)
특히 예산 제약이 있더라도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작업해가며 노력한 것이 안전 확보에 주효했다고 전했다. 야적장과 같이 쓰이던 주차장, 기울어진 사업장 담벼락 등 위험하지만 한 번에 고치기엔 시간·예산이 필요한 작업도 경고판 등 할 수 있는 작업부터 하는 방식이다. 이에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위험요인도 해결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근로자에게 안전 관련 전문성을 키워주는 것도 서라벌도시가스의 안전 확보 비결이다. 현재 전 직원의 38%에 달하는 23명이 위험성평가와 관련된 전문 교육을 이수했다. 현장에서 놓칠 수 있는 위험도 전문성을 발휘해 예방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안전을 보는 눈을 키워줘야 사업장 전반에 안전 문화가 빠르게 정착할 수 있다”면서 “전 직원이 전문 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협력업체 근로자들도 위험성평가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협력업체에서 안전사고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선 협력업체의 참여가 필수”라며 “현장 위험요인을 발굴하면 5000원을 포상하고, 연말에 시상하는 등 아차 사고 등록 체계는 협력업체에서 오히려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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