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 장중 9만6800원 최고점을 찍은 이후로는 지속 내림세다. 지난 1월 11일 고점(9만1000원)을 기준으로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9.89% 하락한 수준이다. 한 달(20거래일) 전인 지난달 8일과 비교하면 1.20% 떨어졌다. 지난 9일(8만1400원)엔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10만원 초반대로 유지하며, 향후 10만 전자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와 별개로 ‘반도체 슈퍼 호황’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에서다. 올해 반도체 생산 차질 이슈가 주가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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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이날 종가는 8만20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36%(1100원) 올랐다. 5거래일 만에 반등한 것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회복세에 탄력이 붙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안정세와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가 이뤄졌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금리 상승 우려에 따른 글로벌 증시 변동성에 주가 등락세는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월 이후 조정장에 더해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한파 영향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매출액 손실 규모가 수천억원대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일부 제품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여파로 삼성전자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공급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 필수 부품인 드라이버IC, 전력관리칩(PMIC), 이미지센서 공급에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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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PC 내 SSD 탑재율 상승과 스마트폰 수요 회복, 일부 공급 업체의 공정 전환 차질에 따른 재고 소진 영향으로 시장 성장과 장비 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올 2분기에는 서버 부문 소요 대응을 위해 삼성전자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규모의 D램 투자를 집행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투자는 공격적이라기보다는 2019년 비수기와 지난해 팬데믹 상황에서 축소된 투자 규모가 정상화되는 과정에 가깝다”며 “파운드리는 역대급 투자 규모인 것은 맞지만, 공급 부족 상황과 장기 파운드리 전략을 감안하면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적 전망은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일 기준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올해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매출액 260조6489억원과 영업이익 45조9732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2.78%, 27.72% 증가한 수준이다. 당장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8조원 초반대에서 후반대로 상향조정되는 분위기다. 하나금융투자는 그 배경으로 △IT·모바일(IM) 부문 스마트폰 판매량 확대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디스플레이패널(DP) 부문 실적 예상치 상회를 꼽았다.
변수는 반도체 공급 차질 이슈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최근 실적 추정치를 상향하면서도 목표주가를 유지하는 이유기도 하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추정치 상향으로 주당순이익(EPS)도 상향 조정되지만 목표주가를 유지하는 이유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변화가 삼성전자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