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제롬 파월 의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를 거론하면서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하다”고 수차례 언급하며 시장을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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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코로나 이후 첫 금리 인상
연준은 15~16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0.50%로 기존 대비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강경 매파’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0.50%포인트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 건 지난 2018년 12월 이후 3년3개월 만이다. 2020년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떨어뜨린 이후 첫 조정이다.
이외에 올해 9회 인상(2.25~2.50%)과 6회 인상(1.50~1.75%)을 찍은 위원들은 각각 5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3.00~3.2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위원도 1명 나왔다.
지난해 12월 회의 당시만 해도 FOMC 내부는 올해 3회 인상에 기울었는데, 불과 3개월 사이 확 늘어난 셈이다.
이같은 긴축의 근거는 예상을 훌쩍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이다. 연준은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를 석달 전 2.6%에서 4.3%로 큰 폭 상향 조정했다. 내년의 경우 2.3%에서 2.7%로 올렸다. FOMC는 통화정책방향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경제적으로 엄청난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불확실하긴 하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인플레이션에 추가 상승 압력을 가하고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은 아울러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0%에서 2.8%로 낮춰 잡았다. 이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의 충격파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의 경우 기존 3.5%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파월 “미국 경제 여전히 강하다”
파월 의장은 또 대차대조표 축소 방안에 대해서는 “추후 회의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5월 3~4일 예정된 다음 FOMC 정례회의 때부터 대차대조표 축소, 다시 말해 양적긴축(QT)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긴축의 주요 도구다. 연준은 코로나19 이후 지속한 양적완화(QE)로 인해 현재 대차대조표 규모가 8조9000억달러가 넘는다. 역대 최대다.
그는 또 “추후 보다 적극적인 통화 긴축이 필요할 경우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올릴 수 있다”며 “추후 모든 정례회의를 ‘라이브 미팅’이라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 변화에 따라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파월 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추후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침체가 올 가능성은 특별히 높게 보고 있지 않다”며 “미국 경제는 매우 강하다”고 수차례 말했다. 그는 또 “노동시장은 극도로 빡빡하다”고 했다. 그가 기자회견 초반부터 이를 강조한 건 긴축을 한다고 해도 경제 성장세를 꺾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3대 지수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중에 상승 폭을 계속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