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을 걸어요➃] 보부상이 왕래하던 십이령 옛길을 걷다

경북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1코스
  • 등록 2017-06-25 오전 12:00:18

    수정 2017-06-25 오전 12:00:18

금강소나무숲길(사진=한국관광공사)

금강소나무숲길(사진=한국관광공사)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가볍게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초여름을 상쾌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숲길을 걷는 것이다. 푸르른 산들바람을 쐬며 조용한 숲길을 걷고, 나무그늘 우거지고 풀 향기 물씬 풍기는 녹음방초의 계절을 온 몸으로 느껴보는 것도 이맘때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이번에 추천하는 길은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제1호 숲길로, 한국관광 100선에도 선정된 경북 울진의 ‘금강소나무숲길 1코스’다.

◇동해의 차마고도 ‘비릿재’

이 길은 예약제 탐방로로 숲 해설사와 동반해 산림자원 및 지역역사를 알아가며 탐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금강소나무와 희귀 수종 등 다양한 동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미래세대를 위한 후계림을 조성하고 있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기도 하다. 금강소나무 1코스는 조선시대 보부상이 왕래하던 길로서 십이령 옛길 혹은 울진 보부상 길로도 알려져 있으며, 걷기 난이도는 높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느낄 수 있다.

두천1리에서 숲길로 접어들자마자 쇠로 된 비석 두 개가 길가 비각에 보존돼 있다. 조선 말 봉화 소천장을 관리하던 이들의 은공을 잊지 말자는 공덕비이다. 이 숲길이 조선 시대 보부상과 뒤이은 선질꾼 등 수많은 행상이 동해와 내륙의 물산을 나르던 ‘동해의 차마고도’였음을 보여준다. 동해안의 울진, 죽변, 흥부 장에서 구입한 미역, 간 고등어, 소금 등을 짊어지고 내륙인 봉화 소천장에 가려면 어디서 오든지 반드시 바릿재를 오르기 전 두천리에 하루 묵어야 했다. 1960년대까지 소 장수들이 드나들어 주먹이 번성했던 두천1리는 이제 금강소나무 숲길 1구간의 시발점으로 다시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모으고 있다.

숲길은 산림유전자원보호림과 왕피천 생태경관보호지역 사이를 관통한다. 금강송이 대부분인 자연림이 숲길 주변의 90%를 차지한다. 이곳은 비무장지대를 빼고는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숲길의 ‘깔딱 고개’인 샛재 를 넘으면 보부상이 반드시 들러 행로의 안전과 번영을 기원하고 갔다는 성황사가 나온다.

샛재 주변에는 어명을 받아야만 베어낼 수 있는 문화재 복구용 금강송 거목들이 노란 띠 표지를 두르고 서 있었다. 샛재를 넘어 느삼밭재에 이르는 구간은 계곡을 따라 푹신한 솔잎을 밟으며 하늘을 가린 활엽수 지붕 밑으로 걷는 곳이다. 서어나무, 고로쇠나무, 까치박달 등이 우거졌고 과거 화전민의 집터와 습지로 변한 묵논이 곳곳에 나타난다.

샛재를 지나 대광천 저진터재를 지나면 이 길의 종착역인 소광 2리에 도착한다.

◇여행메모

△코스경로 : 두천리~바릿재~장평~찬물내기~샛재~대광천~저진터재~소광2리

△거리 : 13.5㎞(편도)

△소요시간 : 6시간

△난이도 :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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