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24시간 3교대로 근무하는 병원 간호사들에겐 매달 종이근무표로 나오는 스케줄을 관리하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주중·주말을 가리지 않는 불규칙한 일정은 간호사들이 비번을 짤 때 여러 불편함을 야기했다. 3교대 근무는 주간·야간·밤샘 근무인 데이(Day), 이브닝(Evening), 나이트(Night)와 비번인 오프(Off) 일정으로 나뉜다. 매번 병원에 들러 수십명의 간호사들이 일괄적으로 표시된 이 근무표를 확인해야 했고, 사진을 찍어 갖고 다녀도 한눈에 알아보기 어려운 근무표는 헷갈리기가 일쑤였다. 이를 한번에 해결한 애플리케이션이 ‘마이듀티’다.
29일 기자와 만난 정석모 포휠즈 대표는 “4차산업시대라고들 하지만, 간호업만큼은 IT(정보기술)의 혜택에서 매우 소외돼있었다”며 “굳이 근무지(병원)를 가지 않아도 자신의 근무 일정을 알 수 있게, 간호사들이 편히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간호사 일정관리 캘린더인 마이듀티는 병원 동료는 물론 친구, 가족에게도 본인 일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 서비스다. 웹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병원 내 그룹 커뮤니티를 만들고 휴가 신청, 회비 정산 등 소통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런 정 대표가 간호사들의 고충에 주목한 건, 실제 간호사였던 어머니를 가까이서 지켜봐왔기 때문이다. 정 대표의 어머니는 한 요양병원에서 10년 정도 간호사로 근무했다. 정 대표는 3교대로 근무하는 어머니가 매번 스케줄 관리를 어려워하자, 기존에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 두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정 대표는 “대학 병원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90% 이상이 본인 근무표를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갖고 다녔다”며 “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하루라도 편하게 일하게 할 수 있도록 고민한 끝에 마이듀티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
그런 정 대표는 3교대 근무에 특화된 마이듀티와는 또 다른 버전의 ‘마이시프트’를 5개월 전에 출시했다. 3교대가 아닌 교대 근무 직원인 항공사, 경찰, 공장 노동자 등을 위한 전용 앱을 만든 것이다. 현재 가입자는 1만 2000명 정도다. 정 대표는 “마이듀타와 앱을 합치는 것도 고민했으나, 마이듀티만의 아이덴티티를 지키고 싶었다”며 “어머니 때문에 시작한 사업이고, 이게 간호사들을 위한 보답”이라고 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전 세계 노동자들의 15% 정도는 교대 근무자다. 정 대표는 마이듀티를 ‘간호사 스케줄 관리 종합 솔루션’으로 발전시켜 확고한 비즈니스 모델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마이듀티는 배너 광고가 적용되고 있다. 정 대표는 “간호사로 시작은 했지만, 글로벌 데이터를 모두 취합한다면 하나의 거대한 공동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