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 용산 이전을 둘러싼 논란이 분분하지만 청와대의 공원화는 흠잡을 데 없는 결정이다. 약 25만㎡(약 7만 6000평)의 면적으로 미국의 백악관보다 3배 이상 큰 청와대가 도심 한복판의 쉼터로 바뀐다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큼직한 선물이다. 180여 종 5만여 그루의 나무가 있는 울창한 숲과 역사의 숨결 가득한 집무실 등은 물론이요, 최고의 정원으로 불리는 녹지원과 전통 한옥 양식의 상춘재는 보물 이상으로 값진 ‘덤’이다. 녹지 부족과 부지 확보의 어려움 탓에 대형 도심 공원 조성을 꿈꾸기 힘들었을 정부와 서울시 입장에서도 모처럼 기분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옛 미군기지 등의 부지에 300만㎡ 크기로 조성 중인 용산공원에 비하면 청와대 공원은 협소하다. 하지만 역사, 문화적 가치와 의미, 그리고 국민적 관심은 용산에 비할 바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안보 공백과 졸속 이전, 최대 1조원의 비용 등을 들며 집무실 이전을 비판했다지만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약속은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대선 공약에도 담겨 있었다. 정치적 흠집내기가 끼어들어선 안 된다. 발목잡을 일도 아니다. 제왕적 대통령, 폐쇄에 안주한 불통 지도자들의 안식처였던 청와대의 새 모습에 갈채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