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록의 미식로드] ‘봄’을 부르는 맛 ‘미더덕’

  • 등록 2019-03-15 오전 1:00:00

    수정 2019-03-15 오전 1:00:00

3~5월까지 제철 맞는 ‘미더덕’. 물에서 나는 더덕이라고 해 붙은 이름이다.


[강경록의 미식로드] 물에서 나는 더덕이라고 해 이름 붙여진 ‘미더덕’. 쭈글쭈글한 더덕과 생김새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오도독 씹히는 식감이 일품인 미더덕은 향긋한 미나리와 각종 해산물을 넣어 끓여 먹거나, 콩나물과 함께 시뻘건 양념에 버무려 찜으로 즐기기 좋다. 여기에 바글바글 끓는 된장찌개에 넣어 시원한 국물을 내기도 좋다. 특히 봄철 미더덕은 통통하게 살이 올라 씹는 맛과 향, 풍미가 가득하다.

일단 미더덕은 입맛 없는 봄철 식욕을 돋우는 맛과 식감을 지녔다. 그 때문에 싱싱한 회부터 찌개나 국, 찜, 무침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제철 맞은 미더덕은 오동통하게 살이 오르는 것은 물론, 맛을 내는 유리아미소산이 풍부하다. 말캉하고 오도독 씹을 때 입안 가득 느껴지는 바다 향이 다른 계절보다 깊고 그윽하다. 굴이 ‘사랑의 묘약’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면 미더덕은 ‘젊음의 묘약’이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노화 예방에 탁월해서다. 동맥경화나 고혈압, 뇌출혈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비타민 B와 엽산, 철분, 비타민 C 등이 풍부해 피부미용에도 좋고 열량도 낮아 다이어트하며 피부 고민하는 사람들이 열광할 만한 식품이다.

붉은색을 띠고 통통하며 향이 강한 것이 싱싱한 미더덕이다. 이 맛 제대로 즐기려면 회로 먹어야 한다. 특유의 향과 오독오독한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다. 이때 껍질을 전부 벗기지 않아야 씹히는 맛이 좋고, 영양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마트에서 살 경우는 해물 된장국이나 해물탕, 해물찌개, 해물찜 등에 부재료로 곁들이는 게 좋다. 미더덕을 손질할 때는 이쑤시개로 찔러 속에 있는 물을 빼야 입을 데지 않고 제맛이 난다. 껍질을 깔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것은 맛이 없으므로 크고 통통하며 껍질이 거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경남 창원은 전국 미더덕 생산량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전국 최대 산지다. 정확하게는 마산합포구 진동면이다. 우리나라에서 미더덕 양식이 최초로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진동만 일대 수온이 미더덕 양식에 적합한 데다 먹이가 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진동만 어민들은 해마다 6월에 채묘(종묘를 양식장 내부 그물에 붙이는 일)를 한 후, 다음 해 1월에서 7월까지 미더덕을 수확한다. 그중에서도 알이 차는 3~5월에 수확하는 미더덕이 가장 향이 짙고 맛이 좋다. 해마다 4월에 진동면 광암항에서 미더덕축제가 열린다. 흰 멍게, 또는 오만디라고도 불리는 오만둥이도 볼 수 있는데 미더덕보다 껍질이 두꺼우면서도 부드럽고 쫄깃해 독특한 식감을 지니고 있다. 고현마을에는 이층횟집, 고현횟집 등 몇 군데 식당이 제철 미더덕덮밥을 만들어 내놓는다.

주의할 점은 식중독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패류독소 검출 시기가 빨라져서다. 이 독소는 식중독의 원인이다. 홍합이나 미더덕 등은 봄철에 대량 번식하는 유독성 플랑크톤을 섭취하고, 그 성분 패류 체내에 쌓인다. 이 패류를 섭취하면 입술 주변이 알싸한 느낌과 함께 마비나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미더덕 덮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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