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새벽배송 위한 일반인 배송파트너 '쿠팡 플렉스'
“로켓배송, 로켓프레시가 나온 이후로 마트에 잘 안 가요. 전날 살 물건들을 담고 결제하면 다음날 문앞에 도착하니 현관문만 열면 장보기 끝이에요.”
쿠팡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는 밤 12시 전에만 주문하면 익일 배송이 보장된다. 로켓프레시의 경우 오전 7시 전까지 모든 배송이 완료된다. 배달기사가 현관문 앞에 상품을 놓고 가기 때문에 새벽 배송에 잠에서 깨 문을 열어줄 필요도 없다.
이렇게 빠른 배송 서비스가 가능한데는 일반인 배송파트너 ‘쿠팡플렉서’의 활약이 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4000억을 돌파했다. 쿠팡은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사업 확장으로 늘어나는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일반인이 자가용을 이용해 배송 업무를 할 수 있는 택배 아르바이트인 ‘쿠팡 플렉스’를 도입했다.
쿠팡 플렉스는 “원하는 요일 원하는 지역에서”·“누구나 쉽게”·“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자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원자인 ‘쿠팡 플렉서’를 모집한다. 자가용을 보유한 누구나 쿠팡 플렉스 아르바이트를 신청할 수 있다.
쿠팡 플렉스 선호하는 N잡러들
일정한 수입 외에 부수입을 얻고 싶어하는 직장인 중에는 근무 후 짧게 새벽배송을 하며 ‘투잡’을 뛰는 경우도 많았다. 많은 직장인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쿠팡 플렉스 투잡 후기’를 남기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한다. 한 누리꾼은 “새벽배송은 단가가 높아 퇴근하고 짧게 하기 좋은 것 같다”며 “몸은 힘들지만 새벽에 잠깐 일하면 수입이 꽤 짭짤하다”고 말했다.
‘투잡족’을 넘어 ‘N잡러(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쿠팡플렉스 지원자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많은 지원으로 배송 할당물량이 마감돼 배송 미배정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쿠팡플렉스 새벽배송에 지원했지만 쿠팡플렉스 측에서 많은 지원으로 인해 물량이 마감돼 배정이 어렵다는 답변을 보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플랫폼 노동이 공유경제? 사회적 안전망 필요
한 누리꾼은 "몇달 간 쿠팡플렉스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중간에 받는 스트레스도 심하고 단가도 일한만큼 받지 못한다는 느낌에 그만두게 됐다"며 쿠팡플렉스의 문제를 지적했다. 또다른 누리꾼은 "새벽배송 때 오배송 실수가 있었는데 패널티 처리가 됐다"며 "세 번 패널티를 받자 바로 블랙리스트가 됐고, 관리자가 있는 채팅방에서 강제퇴장 당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쿠팡플렉서들이 개인사업자로 플랫폼 서비스 제공에 지원하지만, 근무과정과 고용해지 과정에서는 일방향적인 소통이 이뤄진다고 비판하며 적절한 근로계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성종 플랫폼노동연대 위원장은 “플랫폼 노동자들은 특수고용종사자로 애플리케이션 등의 플랫폼을 통해 개별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지만,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노동법상 노동자로 규정되지 않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일을 하면서 생기는 불이익을 해결해줄 수 있는 보호장치가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당장 시급한 문제는 플랫폼 일자리에 4대보험 우선적용이 되는 것”이라며 “플랫폼 노동자들의 사회안전망 확보와 공정한 수수료 기준 마련이 시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에는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프랑스 노동법 규정이 있다. 프랑스는 2016년 ‘노동과 사회적 대화의 현대화 그리고 직업적 경로의 보장에 관한 법’을 제정해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를 규정했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해당 법에 따라 산재보험·직업교육·노동삼권의 권리를 보장받는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관련 규정이 미비하다. 이에 대해 이성종 위원장은 “한국에서는 기본적으로 플랫폼 노동과 관련해 조사가 되지도 않고 있다”며 “많은 연구가 자행되고 플랫폼 노동자와 같은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노동기본권 법안이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스냅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