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내집 마련과 자산 증식을 원하지만 내가 갖고 싶어하는 집은 한정돼 있다. 이 경우 기차표와는 달리 가격 흥정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집값은 오르기 일쑤다. 때맞춰 건설사가 집을 많이 지어서 팔면 좋은데 2~3년의 시차 때문에 즉각적인 대응은 어렵다.
이러한 구조를 감안하면 단순히 수요 억제를 목표로 하는 정부의 집값 안정 대책은 애초부터 실패할 가능성이 컸다는 걸 이해할 수 있다. 부동산시장에는 투기세력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답이 안 나올 땐 거꾸로 생각해보자. 수요를 틀어막는 것이 잘 안된다면 강북을 강남처럼 만들든지, 강남에 공급 물량을 늘리든지 등의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방법을 더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닐까? 국민들에게 이같은 메시지가 전달된다면 정부 정책을 무시하고 무리한 투자에 나서는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까? 나그네의 코트를 벗기는 데는 매서운 바람보다 따뜻한 햇빛이 효과적이었다는 동화의 교훈을 곱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