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먹였길래 햄버거병까지" 안산 유치원 식중독 사고 전 식단은

  • 등록 2020-06-26 오전 12:10:00

    수정 2020-06-26 오전 7:09:10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한 유치원에서 어린이와 교사 등 총 100명이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여 보건당국이 급식 등에 대한 역학 조사에 나섰다.

사진=YTN 뉴스화면
A유치원에서 식중독 증상 원아가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12일이다. 이날 원아 1명이 설사 등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이어 13~14일 다수의 원아가 비슷한 증세를 겪다 보건소를 찾았다. 16일에는 유증상자가 10명, 이후 지금까지 100명까지 발생했다.

일부 원생은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증세를 보여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신장 등 기능이 나빠진 5명은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당국은 유증상자가 나타나기 전 6일 동안 원생들이 단체 급식을 통해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원생들에게 제공된 급식에 균이 있는지 살폈다.

이 기간 식단표에는 군만두 등 분식메뉴, 된장국, 수박과 과일 등을 볼 수 있다.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은 소고기를 제대로 익히지 않고 먹었을 때 감염될 가능성이 있어, 제공된 소불고기와 궁중떡볶이도 조사 대상이 됐다.

다만 급식 메뉴 중 일부는 ‘보존식’에서 빠져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존식은 식중독 발생 등에 대비해 시설에서 의무적으로 음식 재료를 남겨 144시간 동안 보관하는 것이다. 이에 보건당국은 A유치원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A유치원에 아이를 맡긴 학부모들은 25일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날 연합뉴스와 만난 학부모들은 “코로나 때문에 유치원에 들어가 보질 못하니 잘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과 밥 잘 먹었다는 아이 말만 믿었는데 너무 화가 난다”며 “도대체 어떻게 관리를 했길래 이렇게 많은 아이가 고통받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안산시 소재 A 유치원. (사진=연합뉴스)
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원생 가족이 조카가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며 “조카가 영구적 손상이 불가피한 햄버거병 판정을 받아 배에 구멍을 내고 너무나 큰 고통 속에 투석을 받고 있다”며 “제발 아이가 무사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같은 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햄버거병 유발시킨 2년 전에도 비리 감사 걸린 유치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안산에 사는 5살 아이를 두고 있는 엄마”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갑자기 아이가 복통을 호소하더라.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계속되는 칭얼거림에 심각한 사태임을 인지한 저는 병원으로 달려갔다”고 설명했다.

또 같은 유치원에서 비슷한 증상이 있는 원생이 차츰 늘었다며, “아이들은 혈변을 보기 시작했고 변에서는 알 수 없는 끈적한 점액질도 나왔다. 어떤 아이는 소변조차 볼 수 없게 되어 투석까지 이르게 되었고 그 원인이 유치원이었음을 보건소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음식을 먹여야, 어떤 상한 음식을 먹여야 멀쩡한 아이 몸에 투석까지 하는 일이 발생할까 분노가 치밀었다”면서 “이 유치원은 18년도에도 식사 등 교육목적 외 사용으로 총 8400, 2억900여만 원을 교육과 무관한 개인경비로 사용한 이력으로 감사에 걸린 적이 있다. 이런 유치원이 과연 이번에도 제대로 된 음식을 먹였을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식품 위생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조리제공한 식품을 144시간 보존·관리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역학조사 시 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 유치원에게 겨우 5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 상태”라고 분노했다.

장출혈성대장군감염증(일명 ‘햄버거병’)은 신장이 불순물을 걸러내지 못하면서 몸에 쌓이면서 발생하고 단기간에 신장 기능을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멸균되지 않은 우유나 제대로 익지 않은 소고기나 오염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증상으로는 경련성 복통과 구토, 미열, 설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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