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베를린상황'이라 찍고 '여인'이라 읽어…아르노 피셔 '동독'

1962년 작
독일 통일전후 활약한 독일사진계 거장
사회·문화·정치 풀어낸 작품세계 넘어서
동독 패션잡지 사진기자란 독특한 이력
무너진 공장 앞 모델 세운 '역설의 조화'
  • 등록 2021-03-12 오전 3:20:01

    수정 2021-03-12 오전 6:30:02

아르노 피셔 ‘동독’(사진=고은사진미술관 ⓒ 아르노 피셔, 대외관계연구소)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아르노 피셔(1927∼2011). 독일 사진계의 거장으로 불린다. 통일 전후 사진의 고전적 가치인 ‘기록’을 수행하며 사진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50년대 초기작은 다분히 ‘문제적’이었다. 당시의 시대가 그렇게 봤다는 뜻이다. 사회·문화·정치상황을 풀어냈는데 미묘한 줄타기가 보였다. 현실과 이념, 절망과 희망 사이를 오가는. ‘베를린 상황’이란 이 연작은 1961년 베를린장벽이 세워지며 ‘공개금지’가 됐단다.

이후엔 주로 여행을 통해 소재를 얻었다. 뉴욕도 다녀오고 서유럽과 옛 소련에도 가보고. 그런 그에게 독특한 이력이 있는데, 동독의 문화패션잡지 사진기자로 일한 거다. 그렇다고 특유의 감각이 어디 가겠나. 방식부터 달랐다. 굳이 전문모델을 세우지 않고 동독 여성의 일상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식이었으니까.

‘동독’(East Berlin·1962)이 그중 한 점이다. 감각적인 여인도 여인이지만, 뒷배경이 단순치 않다. 간판이 떨어진 공장이라니. 저 앞에 모델을 세울 생각은 아무나 하진 못할 터. ‘역설의 조화’를 알았던 거다.

6월 2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 452번길 고은사진미술관서 여는 해외교류전 ‘아르노 피셔 포토그라피’에서 볼 수 있다. 흑백사진 79점, 폴라로이드 17점을 내놨다. 젤라틴 실버 프린트. 고은사진미술관 제공.

아르노 피셔 ‘뮈리츠’(1956·사진=고은사진미술관 ⓒ 아르노 피셔, 대외관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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