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물가ㆍ환율 불안한데...한은 총재 자리 비워 둬선 안 돼

  • 등록 2022-03-17 오전 5:00:00

    수정 2022-03-17 오전 5:00:00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 인선이 정권 교체기와 맞물리면서 늦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은 어제 대선 후 처음으로 만나 이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회동이 연기됐다. 인선 협의가 늦어짐에 따라 사상 초유의 한은 총재 공석 사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차기 한은 총재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4년 임기 대부분을 윤석열 정부에서 보내게 된다. 따라서 양측이 협의해 풀어야 한다. 신·구 정부는 이와 관련해 두 가지를 유의해야 한다. 첫째는 후임 인선을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 총재는 2012년 개정된 한은법에 따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인사청문회만 20일이 소요되고 인선 협의와 인사 검증까지 포함하면 적어도 한 달 이상 걸린다. 지금 서두른다고 해도 공석 사태를 피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공석 기간을 가급적 줄여야 한다.

둘째는 지명권을 누가 행사하느냐다. 비록 임명은 문 대통령이 하더라도 일은 윤석열 정부와 함께 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원래 통화정책은 정부와 독립적으로 수행하라는 것이 한은법의 기본 정신이지만 현실적으로 정부의 경제·금융정책과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윤 당선인이 후임 총재를 추천해 청와대 인사 검증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다면 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늦어도 이달 초에는 이뤄졌어야 할 후보자 지명을 대선 이후로 늦춘 것을 보면 문 대통령도 이런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글로벌 긴축, 우크라이나 사태 등 여러 악재들이 한꺼번에 닥치며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러시아의 국가부도가 임박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 여파로 물가와 환율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와 환율을 다잡아야 할 통화정책 수장 자리를 비워 두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전쟁이 났는데 군대를 지휘할 총사령관이 없는 것과 같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측 인수위는 차기 한은 총재 인선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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