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올라갈 수록 자리 자체가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해도 남성보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더 적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맥킨지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입사원 때 52대 48로 거의 비등했던 남성과 여성의 성비는 고위직으로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더니 최고 임원급에서는 78대 22로 거의 네 배 격차를 보였다.
성별 격차가 심화되는 속도는 백인과 비(非)백인의 차이만큼 컸다. 백인 여성의 비중은 31%(신입사원)에서 19%(최고 임원급)로 감소했는데, 이는 유색인종 남성(16%→ 9%)의 감소 추이와 흡사했다는 분석이다. 가장 소외받고 있는 비백인 여성의 경우 17%(신입사원)에서 4%(최고 임원급)로 급속도로 감소하는 행태를 보였다. 반면, 백인 남성의 비중은 신입사원 때 36%에서 최고 임원급에서는 68%로 되레 늘어났다.
여성의 경우 고위직 진출이 현저하게 적은 데다, 출산·육아 등을 겪으면서 직장을 포기하는 비율도 높다보니 남성보다 항상 소득이 낮은 편이다. 과거에 비해선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의 소득은 남성의 60%대라는 것이 UNDP 지적이다.
국내 상황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전체 인구에서 구직자와 노동자의 비율을 합친 것)은 59.0%에 그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8.7%에 크게 못미치는 것은 물론,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남성 대비 임금은 62.8%로 OECD 국가들 중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한편, 국내 상장기업의 사업보고서(2017년 기준)를 살펴보면, 전체 근로자에서 남성과 여성의 성비는 3대 1수준이었다. 남성과 여성의 평균급여는 각각 7175 만원, 4217 만원으로 집계됐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국가는 물론, 선진국의 근로환경도 여성에게 절대 유리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남성대비 임금 수준 등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