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투자·소비' 韓경제 3대축 '휘청' …2.2% 성장도 먹구름

한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정부기여도 1.3%포인트, 민간기여도 -0.2%포인트
설비ㆍ건설 투자 5분기 연속 감소
재화수출도 올들어 감소전환
하반기 전망 더 어두워...'상저하저'로 가는 경제
  • 등록 2019-07-26 오전 12:17:47

    수정 2019-07-26 오전 12:17:47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경제의 3대 축인 투자·소비·수출 모두 경고등이 들어왔다. 지난 2분기 우리경제 성적표는 곳곳이 낙제점이다. 건설과 설비투자가 2년 연속 뒷걸음질 중이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재화수출마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양호했던 민간소비도 활력이 떨어졌다. 정부가 버팀목 역할을 하긴 했지만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지연 등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는 명확하다.

하반기 들어서도 좀처럼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미중무역 전쟁은 장기전에 돌입했고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라는 돌발 악재마저 등장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2.4~2.5%)는 물론 한국은행의 전망치 2.2%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지탱한 경제…투자·소비·수출 모두 ‘우울’

25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9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1%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1%다. 올 상반기 한국 경제는 전년보다 1.9% 성장했다. 올 하반기 2% 중반은 나와야 한은의 연간 전망치인 2.2% 달성이 가능하다.

지난 1분기 0.4% 역성장 ‘쇼크’를 안겨줬던 것에 비하면 낫지만 위안을 삼기엔 부족하다.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2009년 1분기(2.2%포인트) 이후 10년여 만에 최고치였다.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 0.2%포인트, 정부가 1.3%포인트였다.

큰 정부에 ‘반도체 착시’까지 걷어낸 한국 경제 모습은 어둡다. 민간 투자가 1년 넘게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2분기 설비 투자와 건설 투자는 지난해보다 각각 7.8%, 3.5%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기저효과 영향으로 2.4%, 1.4% 각각 증가한 것이지만, 전년동기대비 설비·건설투자 증가율은 지난 2018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017년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 설비투자가 급등한 기저효과가 있었고, 반도체 업황이 급격하게 꺾이면서 투자 지연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진한 민간 투자의 주원인인 수출은 올들어 더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글로벌 교역량이 둔화하면서 재화수출은 반도체 수출물량 회복에도 뒷걸음질 쳤다. 2분기 재화수출은 지난해보다 0.6% 줄었다. 지난 1분기 재화수출은 14분기만에(2015년 3분기 -0.4%) 마이너스 전환했다.

우리나라는 올들어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수출 감소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이 줄다보니 자본재나 중간재 수입도 줄었다. 올 상반기 재화 수입은 수출 감소율(-0.8%)을 웃돈 -3.1%(전년동기대비)였다. ‘불황형 흑자’의 전조다.

그나마 성장률을 지탱했던 민간소비도 예전만 못하다. 2분기 민간소비는 의류와 의료 서비스 구매가 늘면서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했다. 최근 민간소비 증가율이 GDP 성장률을 0.1~0.2%포인트 가량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활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사진=뉴스1)
하반기 2.2% 성장률 달성 ‘먹구름’

성장 모멘텀이 사라진 한국경제가 2%대 성장률을 지켜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점점 무게추가 기우는 분위기다.

한은은 지난 18일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낮췄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 제기된 일본의 수출 규제를 충분히 반영한 숫자가 아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가 더 악화한다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고 (성장률 전망치 2.2%에서) 추가 하향조정도 열려 있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보면 2% 아래도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일부를 제외하면 2분기 전반적 수출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며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다면 수출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 경제는 더 많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미·중 무역갈등과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최근 세계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 추가 하향조정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반도체 공급 차질 우려로 단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재고 소진시까지는 단기 호재로도 작용될 수 있지만 재고 소진 이후엔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일본 수출 규제가 확대될 경우 반도체뿐만 아니라 여타 업종에서도 생산차질을 빚을 수 있는 만큼 4분기 이후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재고가 소진되고 난 4분기부터 지표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하반기 경기흐름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의 향방 등 대외여건의 전개가 주요하다”며 “2분기 민간의 기여도가 마이너스 전환했는데, 3~4분기 민간이 개선되면서 회복 탄력을 받을 것인지가 주요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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