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新사십춘기]②81년생 100명에게 물었다…"40대는 중년 아냐"

1981년생 남·여 100명 설문조사
'체력 예전같지 않다' 느껴…'돈' 문제 가장 고민
열 중 셋은 "공부·취미활동 하고파"
  • 등록 2020-01-01 오전 12:30:02

    수정 2020-01-01 오전 12:30:02

1981년생 남·여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응답(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100세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중년’의 의미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중년은 노년을 맞이하는 전 단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60세를 넘기면 환갑 잔치를 벌이며 축하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의학의 발달로 한국도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나이듦’을 받아들이는 인식에도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중년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이데일리는 한국 나이로 내년 40대에 진입하는 1981년생 남·여 1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내년 ‘불혹’을 맞이하는 직장인·언론인·주부들을 대상으로 직접 제작한 구글설문지를 SNS와 모바일메신저로 보내 그들의 생각을 들었다. ‘당신이 중년이라고 생각하는지’부터 ‘언제 가장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는지’ ‘현재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인지’ ‘요즘 젊은이들(20~30대)과 세대 차이를 느끼는지’ 등에 대해 자유롭게 묻고 답했다.

40대 가장 큰 고민은 ‘돈’

1981년생 응답자의 대다수는 자신을 중년으로 부르는 것을 거부했다. ‘당신은 중년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 비율은 75%, ‘네’라고 답한 비율은 25%로 집계됐다.

40대가 중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아직 젊다고 생각해서”(55%)라는 답변이 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100세 시대, 50살은 돼야 중년”(22.5%), “나는 아직 성숙하지 못하다”(10%)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아직 어린 친구들보다 열정적으로 살고 있어서”(2.5%)라는 답변도 눈에 띄었다.

‘당신이 어른이라고 느끼십니까’라는 질문에는 ‘그렇다’(73.2%)고 답한 비율이 ‘아니오’(26.8%)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아직 어른이 아니라고 느낀 이유로는 “철이 덜 들어서”, “아직 부모님의 조언이 필요할 때가 많다”라는 답이 주를 이뤘다.

마흔을 앞둔 이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경제적인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당신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돈’(44.6%·복수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결혼과 출산, 자녀양육’(41.1%), ‘건강’(39.3%), ‘직장’(33.9%), ‘외모’(8.9%) 순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렌드 코리아 2020’의 공동저자인 최지혜 서울대 교수는 “사실 경제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모든 세대에 해당될 것”이라며 “‘결혼과 출산, 자녀양육’이 2위로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는 점에 오히려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40대에 결혼과 출산을 고민한다는 건 그만큼 일찍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야 한다는 사회적인 고정관념에서 자유롭다는 뜻”이라며 “기성세대처럼 살지는 않지만, 그 고민을 완전히 놓지는 못한 상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이 들었다는 걸 언제 가장 느끼시나요’에 대한 설문응답(그래픽=이윤정 기자).


‘체력 저하’ 절감…‘세대 차이’ 느껴지기도

앞자리가 3에서 4로 바뀌면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체력적인 문제도 체감하기 마련이다. 40대를 맞이하는 1981년생들은 ‘건강상의 문제’로 나이 들었음을 실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 들었다는 걸 언제 가장 느끼나’를 묻는 질문에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을 때’(56%)라는 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운동할 때 힘에 부친다’거나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 혹은 ‘숙취해소가 느려졌다’는 이유로 체력의 변화를 절감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요즘 노래를 모르거나 어린 직원들을 볼 때’(22%)가 2위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아이돌의 얼굴을 구분하지 못할 때’라든가 ‘예전에는 꼰대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선뜻 공감갈 때가 있다’를 이유로 들었다. IT업체에서 일하는 최은정 씨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어린 직원들을 대할 때 나도 모르게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고 가요 프로그램을 볼 때면 최신 노래를 하나도 모르겠더라”고 토로했다. ‘늘어난 주름살, 흰머리 등 외모변화’(8%), ‘예전과 달리 살이 안 빠질 때’(6%), ‘아이가 커가는 걸 볼 때’와 ‘책임져야 할 부분이 많아질 때’(4%)가 뒤를 이었다.

마흔을 준비하는 이들은 20~30대와 세대 차이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젊은이들과 세대 차이를 느끼십니까’를 묻는 질문에 ‘네’(53.6%)라고 답한 비율이 ‘아니오’(46.4%) 보다 높았다. 세대차이를 느끼는 이유로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개인중심적인 것 같다’(29.6%)가 가장 많았고, ‘그들이 사용하는 단어나 음악적 취향, 용어를 잘 몰라서 공감대 형성이 안된다’(17%), ‘직장 상사와 관계에 대한 인식이 다른 것 같다’(3.7%)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마흔부터 ‘자기계발’ 하고파

흔히 마흔을 ‘인생의 전환점’이라던가 ‘제2의 청춘’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1981년생 100명은 ‘40대에 들어서면서 새롭게 계획하거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을 묻는 질문에 ‘공부나 취미활동 등 자기계발’(29.5%)을 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한 건설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준석 씨는 “20대와 30대는 취업하고 일하느라 정신없이 지나갔던 것 같다”며 “상대적으로 좀 더 안정적인 40대에는 나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직이나 사업’ ‘돈 모으기’ ‘가족이나 친구와 여행’(13.6%)을 하고 싶다는 응답이 나란히 2위를 차지했다. ‘내 집 마련과 차 사기’(11.4%), ‘운동과 건강관리’(6.8%), ‘결혼’(4.5%), ‘내 책을 써보고 싶다’(2.4%)는 응답도 나왔다.

최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정체성이나 개성에 대해 존중받으며 살았던 세대”라며 “‘나는 누구인가’를 늘 고민했던 세대인만큼 자신의 능력 개발이나 적성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을 뜻하는 ‘업글 인간’이 세대를 불문하고 더욱 많아지고 있지만, 1981년생들은 40대에 벌써 그런 고민을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덧붙였다.

1981년생들이 생각하는 ‘중년’의 롤모델은 누가 있을까. ‘없다’(19%)고 답한 비율이 높았지만, ‘배우 이영애’(4.8%)와 ‘우리네 아버지’(4.8%)를 꼽은 사람도 있었다. 김영란 전 대법관을 비롯해 유시민, 정우성, 이효리 등 각계 인사들의 이름이 다양하게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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