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측근이 맡은 LH 내부 감시…경영평가서 "공공기관 표준" 극찬

[공공기관 대해부]①윤리경영
LH, 기재부 공공기관 감사평가 2년 연속 ‘A등급’
경영평가단 “LH 내부통제시스템, 전 부문 탁월”
LH 사태 터진 뒤에야 정부 “내부통제 방안 쇄신”
공공기관 경영평가·페널티 전면적 혁신 불가피
  • 등록 2021-03-29 오전 5:00:00

    수정 2021-03-29 오전 5:00:00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이 최근 땅 투기 논란이 일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내부감사 시스템을 ‘공공기관 표준’이라고 호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윤리경영 문제를 사전에 제대로 점검해야 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정부는 이번에 그 허물을 고치는데 결코 주저하지 않겠다”며 “고통스럽더라도 도려낼 것은 과감히 도려내겠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가 28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을 통해 2018~2019년 경영실적 평가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LH는 공공기관 감사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우수(A등급) 평가를 받았다. 2년 연속으로 감사평가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공기업은 LH,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3곳 뿐이다.

특히 지난해 공기업 경영평가단은 LH의 내부감사 시스템을 ‘공공기관 표준’이라며 치켜세웠다. 2019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상임감사·감사위원 직무수행실적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평가단은 “(LH의) 감사계획 수립과정과 성과는 벤치마킹 등을 통해 공공기관 전체의 내부통제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표준이 될만한 성과”라고 호평했다.

평가단은 LH 관련해 “현안과제 관리 로드맵의 우수성 역시 돋보인다”며 “상임감사의 적극적 경영견제 및 지원 등 내부 통제시스템의 전 부문에서 탁월한 제도화와 활동의 성과가 돋보인다”고 강조했다. LH 상임감사는 2017년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신문통신 분야 미디어특보를 맡았던 허정도 씨가 맡고 있다.

기재부 또한 지난해 6월 2019년 경영실적 평가 발표를 통해 “윤리경영 분야를 엄격히 평가했다”며 “금년에는 실적 미흡으로 해임건의한 대상자(기관장·감사)는 없다”고 밝혔다.

이렇게 평가단이 긍정적 평가를 내린 덕에 LH는 청렴도에서 낙제점을 받고도 감사평가 우수기관으로 뽑혔다. 앞서 LH는 국민권익위원회의 2019년 공공기관 청렴도(1~5등급) 측정에서 4등급으로 하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기재부 공공기관 감사평가(100점 만점)에서 권익위 측정 결과를 반영하는 ‘기관의 청렴도’ 배점은 5점에 불과하다. 청렴도 등급과 감사평가 등급 간 격차가 클 수밖에 없는 평가구조다.

경평단 평가 결과는 최근 정부 조사 결과와도 큰 차이가 있다. 정부합동조사단은 국토교통부, LH 임직원 대상으로 1차 조사를 진행한 결과 투기의심자 20명이 적발됐다. 이들 모두 LH 직원들이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관계장관회의에서 LH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한 ‘LH 내부 통제방안’을 논의하면서 “내부통제 방안을 전면 쇄신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재부는 당시 경영평가는 평가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졌다며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전문성·공정성을 위해 매년 각계 전문가로 경영평가단을 구성해 독립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경영평가단은 정해진 평가지표와 절차에 따라 서면심사, 실사, 다수의 회의 등을 거쳐 공정하게 평가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감사평가를 비롯한 경영평가 전반을 쇄신하고 처벌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감사원은 LH 등 공기업 경영평가 관련 기재부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조성한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는 “부동산 투기를 비롯한 윤리경영 문제에 대해 제대로 조사·수사·평가하고 처벌을 신속하게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LH 관련해 “내부통제 방안을 전면 쇄신하겠다”고 밝히는 등 LH 내부통제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 공기업 경영평가단은 지난해 6월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감사평가에서 LH 내부통제 관련 항목에 A등급을 부여했다. [자료= 2019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상임감사·감사위원 직무수행실적 평가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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