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의 그늘…스마트기기에 중독된 학생들

원격수업 늘면서 태블릿·노트북·스마트폰 사용시간 폭증
교사들 “학생들 스마트기기 과도하게 노출…집중력 저하”
전문가들 “학생 심리 전수검사, 독서활동 강화” 등 제안
  • 등록 2022-04-29 오전 5:10:08

    수정 2022-04-29 오전 8:12:06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신하영·조민정·김형환 기자] 서울에서 두 아들을 키우는 지모(45)씨는 올해로 중학교 2학년이 된 큰 아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식사시간까지 스마트기기를 놓지 못하는 아들의 습관 탓이다. 그는 “원격수업 때문에 필요하다고 해서 태블릿PC를 사줬더니 하루 종일 그것만 보고 있어 속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학생들의 스마트기기 중독은 코로나 팬데믹이 낳은 또 다른 ‘그늘’이다.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각 가정에선 자녀에게 태블릿PC나 노트북을 사줬고, 교육당국도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스마트기기를 우선 지원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스마트기기에 과도하게 노출되면서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강남 8학군 소재 한 중학교 교사 권모(41)씨는 “팬데믹 기간 중 스마트기기 활용이 폭증하면서 학생들이 게임·유튜브 등에 과도하게 노출됐다”며 “스마트기기 의존도가 높은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집중력이 저하되고 산만하다”고 지적했다.

가정·학교뿐만 아니라 학원에서도 스마트폰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박모(31)씨는 “수업 시작부터 끝까지 휴대폰만 들여다보는 학생들도 있다”며 “수업 시작 전에 스마트폰을 압수하려 했지만 학생 반발이 만만치 않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위험군은 24.2%로 전년(23.3%) 대비 0.9%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청소년들의 과의존위험군 비율이 37%로 전 연령대에서 최대치를 차지했다.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스마트기기 의존율이 청소년층에서 폭증했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학생들의 독서활동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권모 교사는 “교육부나 교육청이 학교에서 장기간 적용할 수 있는 독서프로그램을 개발, 학교와 공유하면 좋을 것”이라며 “독서에 흥미를 갖게 되면 스마트기기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 집중력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사와 학생이 스마트기기에 대한 사용 수칙을 같이 만드는 방안을 조언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수업시간 전에 스마트기기를 모두 제출하고 수업 중 태블릿을 활용하더라도 유튜브나 개인SNS는 보지 않기로 하는 등 학생들과 함께 관련 수칙을 만들고 이를 어길 경우의 불이익도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어 정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일상회복 이후 국가가 나서 학생 심리상태를 전수 검사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팬데믹 2년간 학생들의 정신건강도 악화됐다”며 “교육당국이 초중고 학생들의 정서·심리 상태를 집중 점검한 뒤 상담이 필요한 학생들은 교내 상담교사 등을 통해 지원받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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