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서울 집값 잡는 지름길

  • 등록 2018-10-24 오전 4:10:00

    수정 2018-10-24 오전 8:15:42

[이데일리 조철현 건설부동산부장] 서울 주택시장이 요즘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집을 팔려는 사람도, 사려는 사람도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며 관망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대출 억제와 보유세 강화를 골자로 한 9·13 대책 이후 집값 상승세는 확연히 꺾였다. 끊임없이 오를 것 같았던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6주째 상승폭이 줄었다.

하지만 시장 불안감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얼마 전 부동산 전문가 102명에게 물어봤더니 46%가 1년 뒤에 서울 집값이 지금보다 오를 것으로 점쳤다. 내린다(27.5%)는 응답보다 훨씬 많았다. 지금과 같은 주택 정책 기조로는 집값을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급 균형 지름길은 ‘재건축·재개발’

당연한 이야기지만 수요가 늘거나 공급이 줄면 가격은 올라간다. 살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공급(매물)이 적으면 집값은 오르기 마련이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수급 균형이 필요한 이유다. 그런 점에서 수요만 누르던 정부가 한달 전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춘 9·21 공급 대책을 내놓은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골자는 서울과 수도권 17곳에 신규 공공택지를 조성하고 3기 신도시(4~5곳)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어느 지역에, 언제, 어느 정도의 주택을 공급하느냐 하는 점이다. 하나씩 따져보자. 우선 정부가 그린벨트 등을 풀어 30만채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솔직히 하세월이다. 토지 수용에다 택지 조성, 건축 기간 등을 감안하면 입주 때까지 최소 5년 넘게 걸리고, 주거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기까지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공급 지역도 헛짚은 것 같다. 집값을 잡아야 할 곳은 서울과 인근 지역이다. 이미 공급 과잉인 상태인 외곽 지역과 수도권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자칫 재정만 축내고 그렇잖아도 빈집이 넘쳐나는 지역의 주택시장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서울 내 주택 공급 계획은 또 어떤가. 서울에 공급하겠다는 물량은 곳곳의 자투리땅을 합쳐 11곳, 1만282가구에 불과하다. 이 정도로는 주택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나마 공개된 공급지인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 부지와 강남구 개포동 재건마을에선 주민들 반발이 거세다.

용적률 높이고 층고제한 완화해야

집값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수요가 많은 곳에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에 지속적이면서 빠르고, 그리고 충분하게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으로 재건축·재개발만한 것도 찾기 힘들다. 최근 5년 동안 서울 도심에서 새 아파트 10채 중 7채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공급됐다.

안전진단 요건 강화와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 겹겹이 쌓인 정비사업 규제를 풀어야 한다. 용적률도 높이고 층고 제한도 풀어 사업 주체(조합)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따른 개발이익은 철저히 거둬들여 서민이나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을 짓거나 지역 기반시설을 까는데 쓰면 된다.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는 공급 확대로는 주택시장 안정을 도모할 수 없다. 집값을 잡는 지름길을 두고 왜 멀리 돌아가려 하는가.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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