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이대남 주총'여는 옥소에선 이준석이 대장주

옥소폴리틱스 유호현·유찬현 공동대표 인터뷰
10만 회원 확보…2030 남성 유권자 80% 이상
코인 기반 정치인 지지활동 서비스 ‘폴디’ 선봬
“포털에서 볼 수 없는 정치 큰 그림 보여줄 것”
  • 등록 2022-01-05 오전 5:00:18

    수정 2022-01-05 오전 6:49:19

옥소폴리틱스 유호현(왼쪽), 유찬현 공동대표. 본인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볼 수 없는 국내 정치 유권자들의 성향과 생각을 큰 그림으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정치 플랫폼으로서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전 국민의 정치 의견을 담아낼 수 있는 플랫폼으로 키우겠습니다.”

3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유호현(41)·유찬현(39) 옥소폴리틱스(이하 옥소) 공동대표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국내 대형 포털들을 언급하며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스타트업계의 무덤으로 불리는 ‘정치’를 주제로 한 플랫폼을 제대로 키워, 옥소만 보면 국내 정치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만들겠다는 목표다.

데이터 기반 종합 정치 플랫폼 지향

옥소는 형인 유호현 대표의 개인적인 ‘일탈’에서 출발했다. 유호현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트위터와 에어비앤비를 거치며 7년여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해왔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근무 중인 에어비앤비의 연구개발(R&D) 파트 업무가 사실상 정지상태에 접어들었고, 그 사이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정치 분야를 주제로 한 웹사이트를 개설한 것이 시작이었다.

유호현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면서 항상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인상 깊었다”면서 “이것을 정치에 접목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홈페이지를 작게 만들어 혼자 운영하던 것이 시작이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스타트업이 정치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대거 투자해주시면서 회사로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옥소는 퓨처플레이, 해시드, 이재웅 다음 창업자(전 쏘카 대표) 등으로부터 누적 27억원가량의 투자를 유치해 작년 7월 본격 서비스를 개시했다. 최근 대선 정국에 접어들면서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해 현재 누적회원수 10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수 8만6000명을 기록 중이다. 유호현 대표 혼자 시작했던 회사의 직원도 20여명으로 늘었다.

동생인 유찬현 대표는 작년 투자 유치와 함께 서비스를 본격 개시하면서 합류했다. 원래 미국감리교회에서 협력목사로 목회를 하던 성직자였는데, 유호현 대표의 사업 비전에 공감해 여러 사업 아이디어를 내며 현재의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탰다.

두 형제는 지금의 한국 정치는 ‘산업화’와 ‘민주화’ 흐름을 지나 이제는 ‘자아실현’을 위해 살아가는 세대가 처음 출현한 시대라고 봤다.

유호현 대표는 “과거 정치인들은 경제를 살리기나 민주화 투쟁으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면, 이제는 국민 개개인이 하고 싶은 게 다 달라진 시대다. 그에 따라 이해관계의 충돌도 극심해졌다”면서 “이제 정치는 다양성을 포용하고 해결해주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옥소에는 매일 정치적 이슈에 대한 뉴스 및 질문이 올라오고, 사용자들은 이에 대해 OX△로 응답하는 동시에 댓글과 톡방에서 의견을 게재할 수 있다. 옥소폴리틱스 페이지 갈무리
이에 두 대표는 옥소를 만들면서 ‘다양성’과 ‘데이터화’에 집중했다. 일베나 오유로 대변되는 보수·진보 정치 커뮤니티 이용자들을 한 데 포용해 서로의 의견을 쉽게 나타내고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동시에, 포털에서 단순히 뉴스를 소비하고 댓글을 다는 것에 그쳤던 것에서 나아가 정치인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SNS 기능을 첨가했다.

옥소에는 매일 정치적 이슈에 대한 뉴스 및 질문이 올라오고, 사용자들은 이에 대해 O·X·△로 피드백할 수 있다. 정치인들의 개별 페이지는 마치 해당 정치인의 SNS 공간처럼 가공돼 소식이 올라오며, 사용자들은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거나 톡방을 개설해 의견을 나눌 수도 있다. 참여자들의 옥소 활동은 성향·연령·성별로 구분돼 투명한 데이터로 전부 공개된다.

유찬현 대표는 “매일 이뤄지는 사용자들의 다양한 정치 피드백 활동을 통해 데이터 정규화가 가능하다”며 “이것이 더 쌓이면 나중에는 단순 지지율만을 표시하는 여론조사 결과보다도 더 다양하면서 세밀한 지표를 나타내주는 데이터 뉴스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데이터는 대중을 위한 정보 제공뿐 아니라 정치인들의 정치 컨설팅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국회의원이 어떠한 법안을 발의하려고 할 때 이를 옥소 내 홍보하거나 의견을 취합할 수 있는 ‘정치광고’를 플랫폼에 넣는 것도 추후 사업모델로 구상 중이다.

대선특집으로 대선후보 주총 개최 기획

최근에는 옥소 내 정치 피드백 활동을 통해 채굴할 수 있는 ‘옥소코인(oxo)’을 특정 정치인에게 투자(지지)할 수 있는 ‘폴디’(폴리티션 디렉터, 일종의 주주 개념인 정치인 지지자) 서비스를 출시해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기능을 높였다. 각 폴디들이 투자한 정치인들의 가치는 기업 시가총액처럼 매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옥소코인 시총으로 드러난다.

유찬현 대표는 “옥소코인을 바로 블록체인 코인 생태계에 올리진 않았다”며 “정치적으로 나의 목소리를 순수하기 내기 위한 활동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단순 채굴과 투기 목적을 위한 참여자들이 늘면 데이터의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현재 옥소 전체 이용자의 80% 이상은 2030 남성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즉 옥소 내 시총 현황은 ‘이대남’들의 지지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셈이다.

유호현 대표는 “아직 출시 초기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연령대나 성별이 다양성을 띄지 못하는 것이 한계로 보일 수도 있으나 반대로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지목되는 이대남들의 참여율이 높기 때문에 옥소 내 여러 지표가 가지는 의미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4일 기준 옥소코인 시총 순위 현황. 옥소에는 매일 올라오는 정치적 이슈에 대한 피드백을 할 때마다 채굴할 수 있는 ‘옥소코인(oxo)’을 특정 정치인에게 투자한 합계가 시총으로 매일 실시간 표시된다. 옥소폴리틱스 제공
이달 중에는 대선특집으로 폴디들을 위한 일종의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폴디들로부터 수백건에 달하는 질문을 취합했고, 이를 전달해 최종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유호현 대표는 “대선을 목표로 한 여러 이벤트를 기획 중이지만, 단순히 대선에만 반짝하는 플랫폼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서비스 개편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유찬현 대표 역시 “정치는 스타트업계의 데드오션이다. 성공한 사례도 없고, 어떤 것을 해도 돈이 되질 않았다”며 “옥소가 그것을 타파하고 사용자들이 옥소 안에서 정치 뉴스 보기부터 정치 의견 게재 및 토론, 정치인 후원까지 모든 정치 관련 활동을 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종합 정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