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금리 폭등에도 버티는 미국 주식…나스닥 1.3%↑

커브 플래트닝 심화 속 증시 강세 지속
''주식분할'' 테슬라 8%↑…빅테크 호조
FT "러, 탈나치화 요구 않을 것" 기대감
다만 이례적인 주가 상승 지속 미지수
  • 등록 2022-03-29 오전 6:03:56

    수정 2022-03-29 오전 6:03:56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가파른 긴축에 따른 침체 우려가 작지 않음에도 이례적으로 미국 주식에 돈이 몰리고 있다. 다만 근래 패닉에 빠진 채권시장 흐름을 볼 때 주식 저가 매수 경향이 계속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사진=AFP 제공)


점점 심화하는 커브 플래트닝

2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7% 상승한 3만4955.89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1% 오른 4575.5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1% 오른 1만4354.90에 장을 마쳤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5.67% 하락한 19.63을 기록했다. 지난 1월 14일(19.19) 이후 두달여 만에 가장 낮다. 그만큼 투심이 살아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 월가는 경기 논쟁이 한창이다. 연준의 긴축 속도가 매우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와중에 채권수익률곡선(일드커브)이 급격하게 평평(커브 플래트닝·yield curve flattening)해지고 있어서다. 월가 다수는 이를 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이고 있다. 심지어 씨티그룹은 “연준이 향후 네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50bp(1bp=0.01%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내놓았다.

이날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줄곧 2.4% 중후반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전거래일과 비교해 4bp 안팎 하락(채권가격 상승)한 수준이다. 다만 장중에는 2.557%까지 뛰었다.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반대로 줄곧 3bp 이상 상승한 채 거래가 이뤄졌다. 장중 2.414%까지 치솟았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차이가 10bp 안쪽으로 좁혀진 셈이다. 2019년 10월 이후 찾아볼 수 없던 현상이다. 특히 이날 장중 30년물과 5년물 금리는 한때 역전되기도 했다. 위험 투자 심리에는 악재다.

그럼에도 근래 뉴욕 증시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큰 폭 상승은 아니지만 각종 악재에도 굳건히 버티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주식 외에는 투자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심리가 한몫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드 커브를 둘러싸고 국채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와중에 주식은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빅테크가 주도하는 증시 강세장

대형 기술주들이 이날 강세장을 주도했다. ‘대장주’ 애플 주가는 수요 악화 가능성이 전해졌음에도 전거래일과 비교해 0.50% 상승했다. 애플은 아이폰 SE 생산을 약 20% 줄일 것이라고 CNBC 등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탓이다. 이같은 소식 이후 주가는 하락했으나, 이내 상승 전환했다.

주식분할 계획을 전격 발표한 테슬라 주가는 무려 8.03% 뛰었다. 테슬라는 이날 공개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주식분할을 승인해 달라는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테슬라가 주식분할을 추진하는 건 2020년 8월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이외에 마이크로소프트(2.31%), 아마존(2.56%), 알파벳(구글 모회사·0.30%), 메타(페이스북 모회사·0.80%) 등의 주가 역시 올랐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가 더이상 휴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denazified)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와중에 협상 기대감을 높였고, 3대 지수는 오후장 들어 오름폭을 키웠다.

국제유가는 급락하면서 투심을 떠받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7% 떨어진 배럴당 105.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의 경제 수도인 상하이시마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앞에 결국 봉쇄를 택한 여파다.

그러나 최근 같은 이례적인 강세장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커브 플래트닝이 급격하게 이어지는 건 엄연히 투심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준이 5월부터 양적긴축(QT)을 시작하면 뉴욕채권시장의 물량이 넘치면서 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

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시장분석가는 “지난 2주간 주식 랠리는 인상적”이라면서도 “연준이 얼마나 매파적으로 돌아섰는가를 감안하면 다수 트레이더들이 앞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는 기조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혼조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78% 오른 1만4417.37에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54% 뛴 6589.11에 마감했다. 반면 영국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0.14% 하락한 7473.1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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