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서사·서브 맛집→루즈함은 아쉽…'스타트업' 어땠어?

  • 등록 2020-10-19 오전 10:24:22

    수정 2020-10-19 오전 10:24:22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수지, 남주혁, 김선호, 강한나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은 tvN 드라마 ‘스타트업’이 방송 첫주 5%에 가까운 시청률로 세간의 높은 관심을 입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사진=tvN ‘스타트업’ 포스터.)
시청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우선은 각자의 사연을 안고 창업에 뛰어든 ‘스타트업’ 청춘들이란 참신한 소재, ‘이혼’과 ‘가짜 펜팔’에 얽힌 탄탄한 캐릭터 서사,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할 감성적인 연출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다소 느린 전개, 아직은 빈약한 스타트업 소재의 활용, 서브 남주인공 한지평(김선호 분)과 여주인공 서달미(배수지 분), 원인재(강한나 분)의 인연에 얽힌 서사가 탄탄한 반면, 제대로 베일을 벗지 못한 남주인공 남도산(남주혁 분)의 서사와 와닿지 않는 여주인공과의 케미스트리 등은 아쉬움을 자아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 2회는 수도권 유료 플랫폼 가구 기준 평균 4.6%, 최고 5.3%를 기록했고 전국 가구 기준 평균 4.3%, 최고 4.7%를 기록하며 케이블 및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 역시 수도권 평균 3.0%, 최고 3.5%, 전국 평균 3.0%, 최고 3.3%로 케이블 및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첫 방송 시청률 역시 전국 가구 기준 4.5%로 5%대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했다.

‘스타트업’은 한국의 실리콘밸리인 샌드박스에서의 성공을 꿈꾸며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든 청춘들의 시작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별에서 온 그대’, ’닥터스’, ’호텔 델루나’ 등 히트작을 배출해낸 오충환 감독과 ’드림하이’,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를 집필한 스타작가 박혜련이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 이어 3년 만에 의기투합해 기대를 더했다. 당시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주인공이었던 배수지와의 재회로도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지난 17일 첫 방송에서는 부모의 이혼, 재벌회장과 엄마의 재혼으로 엇갈린 자매 서달미와 원(서)인재의 필연적 재회와 한지평과 서달미에 얽힌 인연, 한지평의 가짜 편지로 본의 아니게 첫사랑으로 얽힌 남도산(남주혁 분)의 서사가 베일을 벗었다.

어린 서달미(허정은 분)와 서인재(이레 분)는 사실 둘도 없는 친자매였다. 그러나 아빠 서청명(김주헌 분)과 엄마 차아현(송선미 분)이 이혼하며 남남이 됐고, 서달미는 서청명을 따라갔고, 서인재는 차아현을 따라가는 선택으로 180도 다른 삶을 살게 됐다. 서인재는 차아현이 재벌 원두정(엄효섭 분)과 재혼하면서 원인재가 됐고, 아버지의 재력과 인맥을 발판 삼아 스타트업을 창업해 순조로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한지평과 서달미의 할머니 최원덕(김해숙 분)의 애틋하고 뭉클한 인연에서 비롯된 한지평과 서달미 두 사람의 서사는 특히 많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최원덕은 보육원에서 나와 갈 곳이 없던 어린 한지평(남다름 분)을 거두고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해주며 그가 안전히 어른이 될 수 있게 인도해줬다. 어느날 최원덕은 부모의 이혼으로 힘들어하는 손녀 서달미를 응원하기 위해 한지평에게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했고, 한지평은 신문기사에 있던 남도산(김강훈/남주혁 분)의 이름을 이용해 가짜 연애 편지를 썼다.

한지평은 최원덕의 명의를 이용해 돈을 벌어 대학교에 가려고 했다. 최원덕은 아들 서청명이 창업을 위해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돈을 지원해주려고 했다. 한지평은 최원덕이 자신이 번 돈을 가로채 아들에게 주는 것으로 오해, 집을 나오려고 했다. 최원덕은 한지평의 돈을 그대로 돌려주며 그의 미래를 응원했다.

그리고 15년 뒤, 서달미와 원인재, 그리고 한지평은 한국의 실리콘 밸리 샌드박스에서 다시 만났다. 서달미는 원인재에게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남도산과 함께 원인재의 회사에 찾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사진=tvN ‘스타트업’ 2회)
지난 18일 방송된 2회에서는 남도산을 ‘멋진 첫사랑’으로 마음에 간직한 서달미가 그를 찾아나서게 되고, 한지평을 통해 그녀의 편지를 접한 남도산이 그의 오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서달미를 찾아가는 첫 만남이 공개돼 두근거리는 청춘 로맨스의 포문을 열었다.

언니 원인재 앞에서 본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기 위해 남도산을 찾기로 결심하는 서달미의 모습과 가짜 편지의 진실이 발각될까봐 먼저 남도산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최원덕과 한지평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SH벤처 캐피탈 수석팀장 한지평은 회사에 사업계획서를 보냈던 삼산텍의 대표가 남도산임을 알고 찾아갔지만 “가장 답 없는 케이스”의 스타트업이란 사실에 좌절했다. 그가 본 남도산은 투자금을 회수하러 온 부모님에게서 줄행랑을 치고 있었고, 자신의 차에 손 얼룩을 내자 그 와중에도 “꼭 세차해드릴게요”라며 사과하는 어설픈 너드미(Nerd+美)를 뿜어냈던 것. 눈을 질끈 감은 한지평이 “꿈이야, 이건”이라고 현실을 부정하는 모습은 폭소를 유발했다.

남도산이 서달미의 첫사랑을 연기하는 대가로 초기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샌드박스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한 제안이 참담할 정도로 냉정한 거절로 돌아오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유발했다. 하지만 고달픈 두 청춘의 뒤엔 묵묵히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었다. 최원덕은 서달미에게 천천히 기다리면 피어나는 “코스모스”라며 새 정장과 구두를 선물했고, 남도산의 아버지 역시 아들이 개발하는 AI 분야 기사를 밤새 스크랩해뒀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건넨 위로는 시청자들의 코끝까지 찡하게 물들였다.

다음날 남도산은 비록 자신이 서달미와 주고받은 편지의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그 속에 적힌 그녀의 진심에 움직여 원인재의 파티에 방문하는 모습은 이날 2회의 백미였다.

남도산은 더벅머리를 벗고 깔끔한 헤어스타일, 체크셔츠가 아닌 세련된 블랙 슈트 차림으로 완전히 달라져있었다. 이 때 고심 끝에 차를 돌려 파티에 온 한지평이 서로를 마주한 두 사람을 묘한 눈빛으로 바라봐 어느 향방으로 흐를지 모르는 삼각관계의 전초전을 알렸다.

그러나 호평과 함께 초반 전개가 다소 루즈하다는 쓴소리도 제기된다.

1회에 서달미와 원인재, 한지평과 서달미의 할머니, 서달미의 인연에 얽힌 스토리를 풀어내는데 집중하다보니 남주인공 남도산의 서사가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탓이다, 10년 동안 자신이 가짜 첫사랑 편지의 주인공이 된 지도 몰랐던 남도산이 한지평에게 매몰찬 거절을 당하고도 서달미의 편지만으로 마음이 움직여 파티장에 나타났다는 전개 역시 선뜻 와닿지는 않는다는 반응이다. 아직까지 서브 남주인 한지평과 서달미의 서사가 워낙 탄탄하고 강력하다보니 주인공들의 러브라인이 응원받기 위해선 서달미와 남도산 두 사람이 돈독해지는 과정과 케미가 보다 잘 그려져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극 초반부가 캐릭터의 서사 설명에 치우쳐있던 만큼 3, 4회부터는 드라마의 제목에 걸맞게 ‘스타트업’ 업계의 현실과 주인공들이 일하고 경쟁하는 과정들을 실감나게 그려줬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다만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 박혜련 작가는 극 중후반 속도감있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극 초반 설정해둔 촘촘한 캐릭터 서사를 바탕으로 이야기의 주요 떡밥들을 적재적소에 풀어내는 작가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한편 ‘스타트업’은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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