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249.32 24.68 (+0.77%)
코스닥 991.13 3.36 (+0.34%)

[株소설]주춤했던 1분기 증시가 금리 때문이 아니라면

미국채 10년물 1.7%까지 솟았던 3월초
MOVE는 오르고 VIX는 내려 역상관관계
"상승장 온다고 하는데, '찐'실적 확인한 바 없어"
  • 등록 2021-04-12 오전 5:40:00

    수정 2021-04-12 오전 8:17:28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시간이 좀 더 지나면 10년물 금리 때문에 난리를 치던 올해 1분기가 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조정 혹은 제자리걸음이 금리의 급격한 상승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한 금융업계 전문가의 얘기입니다. 매일 아침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를 확인하면서 장 시작 전 마음의 준비를 했던 그간의 노고는 헛일이었을까요.
코스피·S&P500, 연초 최고가 찍고 1분기 내 횡보

코스피는 지난 1월 25일 종가 기준 3208.99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가장 최근 거래일인 4월 9일까지 이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일(현지시간) 4019.87을 넘어서며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4월 전까지만 해도 코스피와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지난 2월 8일 3900선을 처음 넘긴 뒤 4000 돌파를 몇 번이고 시도했지만, 번번이 미끄러졌습니다. 3월 17일엔 3974.12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금리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올 초 0.9%대였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월 말 1.746%까지 2배가량 치솟았습니다. 채권 금리는 주식시장을 포함해 자산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에 투자하기 전엔, 위험하지 않은 자산보다 얼마만큼 더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정도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위험 부담이 없는 자산과 위험한 주식의 수익률이 같거나 거의 비슷하다면 위험자산에 투자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 무위험 자산 수익률의 기준을 미국채 10년물 금리로 씁니다. 2년물과 같은 단기물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와 연동되고, 30년물과 같은 초장기물은 불확실성이 큽니다. 이 때문에 10년물은 채권시장의 ‘의중’을 비교적 잘 반영한다고 여겨집니다. 1분기 10년물 금리가 그만큼 올랐으니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줄어들게 되고, 이는 주식에서 채권으로 넘어가는 투자자를 늘어나게 했을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기업 평가 시 미래의 현금 흐름 할인율에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현금에 대한 평가가 낮아져 전체 기업 가치도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일은 지금보단 미래에 더 돈을 많이 벌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성장주에 더 치명적입니다. 1월 26일 883.09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한 테슬라(TSLA)는 지난 9일 677.02달러로 마감, 30.44% 하락했습니다.

채권시장 불안, 주식시장으로 전이되지 않아

반면 이러한 해석이 틀렸거나 혹은 지나치단 주장이 있습니다. 올 초 주식시장이 깔딱 고개를 못 넘고 있는 게 미국채 10년물 금리 상승과 연관이 크게 없다는 것입니다. 채권 시장의 불안 심리가 주식 시장으로 전이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금리 상승 때문에 주식시장이 멈춰 섰다는 게 입증되려면 불안의 전이가 일어나야 되는데 그렇지 않았단 얘기입니다.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메릴린치옵션 변동성 지수(Merrill Lynch Option Volatility Estimate), 일명 MOVE 지수는 올 초 40선에서 등락했습니다. 2월 중순을 기점으로 오르기 시작해서 2월 말 75.66까지 급등합니다. 3월 말까지도 70선 안팎에서 등락하다가 최근 들어 60선에서 안정되는 모습입니다. 미국채 10년물이 3월 말 1.7%대까지 치솟았다가 4월 들어 1.6%대에서 진정되는 모습과 궤를 같이하는 모습입니다.

주식시장의 공포지수로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CBOE Volatility Index), 일명 VIX지수는 S&P500 지수옵션의 내재 변동성을 활용해 산출합니다. 통상 지수가 오르면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게임스탑(GME) 이슈가 한창이었던 1월 말 37.21까지 급등했다가 3월 초 28까지 떨어진 뒤 9일 16.69까지 하락했습니다.

2월 말, 3월 초를 기점으로 MOVE는 상승했지만, VIX는 되레 내리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 것입니다. 10년물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채권 시장은 불안했지만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심리는 오히려 차분해졌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기저효과 뺀 실적 확인돼야”

1분기 주식시장의 부진이 금리가 아니라면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서두에 언급한 전문가는 ‘성장에 대한 확인의 부재’라고 진단합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경기가 회복되고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식시장은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린다는 진단은 많지만 아직 확인된 바는 없다”며 “거칠게 말해서 지금 나오는 실적은 모두 코로나19 기저효과에 기댄 것일 뿐으로 볼 수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주식시장이 경기 호황에 따른 실적 장세로 바뀔 걸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실적이 기저효과 정도였다면 대세적 상승장이라고 하는 게 연출될까”라며 “코로나가 시작된 1분기를 지나 2분기, 하반기가 돼서 ‘찐’실적을 확인하면 주식시장은 크게 반응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한편 시장이 느끼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자체가 과장된 면이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채권시장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각이 담긴 기대 인플레이션인 BEI(Breakeven Inflation Rate)이 5년물이 10년물보다 더 높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9일 기준 5년 물은 2.51인 반면 10년물은 2.31입니다. ‘아직’은 시장이 인플레이션을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볼 수 있는 셈입니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