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WGBI 조기편입 불발이 남긴 숙제

'올해 3월 편입' 목표였는데…9월에도 불발
불안정한 국채·외환시장 안전판 역할 기대
시장 제도개선 완수해 '완전한 편입' 이뤄야
  • 등록 2023-10-04 오전 5:03:00

    수정 2023-10-04 오전 5:03:00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한국 국채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차질없는 제도개선과 투자자 편의제고 노력을 통한 ‘완전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빠른 지수편입’보다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WGBI 조기편입이 또 다시 불발된 뒤, 글로벌 투자자들이 내놓은 의견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WGBI 관찰 대상국 명단에 오르자, 올해 3월 조기편입을 목표로 속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3월 편입은 기술적으로 촉박하다며 9월 편입으로 선회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정부는 관찰대상국 등재부터 최종 편입까지 통상 2년 정도 걸린다는 입장이지만, 당초 목표했던 조기편입 기회는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 5월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WGBI 조기편입이 불발된 건 외환시장 개방도를 높이겠다는 정부의 제도개선 방안이 아직 완전히 시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 산하 WGBI를 관리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지난달 29일 한국에 대한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하며 “한국 시장 당국의 제도 개선 진행 상황, 효과를 점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IRC) 폐지를 위해 지난 6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했지만, 오는 12월 시행 예정이다.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 등 국제예탁결제기구(ISCD)와의 국채통합계좌도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달부터 외국 금융회사들이 국내 외환시장에서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마련했지만, 정식 시행은 내년 하반기부터다.

WGBI에 편입될 경우 약 90조원의 외국인 국채 투자가 유입될 것으로 기획재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많이 들어온다면 우리 국채시장 안정과 신뢰도 제고는 물론, 대규모 외화자금 유입으로 원·달러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 달러 강세에 원·달러 환율이 1360원선을 바라보기에 WGBI 조기편입 불발이 더 아쉽다.

현재 명목 국내총생산(GDP) 상위 10개 국가 중 WGBI에 들어가지 않는 나라는 한국과 인도뿐이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 의견을 참고해 외환시장 선진화 등 제도개선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빠른 지수편입이 어려워진 만큼 내년에라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완전한 편입’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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