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학'으로 꽃피운 K-좀비…워킹데드와 어떻게 다를까

K좀비, 서양과 다르게 서사 갖춰
좀비의 '사연', 좀비물 익숙한 서양 시청자들에겐 차별화
K좀비, '부산행' 이후 달라진 입지
  • 등록 2022-02-10 오전 9:17:51

    수정 2022-02-10 오전 9:17:51

‘지금 우리 학교는’(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 전세계를 매료시켰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하루 만에 월드랭킹 1위에 오른 뒤 10일 연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금 우리 학교는’이 공개 10일 만에 누적 3억 6102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TV(비영어) 부문 역대 시청 시간 5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공개 이후 28일간 16억 5045만 누적 시청시간으로 역대 1위를 기록한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종이의 집’ 파트4(6억 1901만 시간), ‘종이의 집’ 파트3(4억 2640만 시간), ‘종이의 집’ 파트5(3억 9513만 시간)를 잇는 수치다. 특히 ‘좀비 종주국’이라 불리는 미국에서도 1~2위를 기록하며 ‘K좀비’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K좀비 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에 대한 궁금증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봤다.

Q. K좀비는 뭐가 다를까?

A. 한국 좀비물 속 좀비가 서구의 좀비와 가장 다른 점은 ‘서사’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 콘텐츠의 장점인 촘촘한 스토리라인이 좀비물에도 발휘되며 좀비들이 더 풍부한 사연을 갖게 된다. 굶주림에서 시작된 ‘킹덤’, 왕따를 당하는 아들을 위한 과학교사의 실험으로 시작된 ‘지금 우리 학교는’ 등 한국 좀비물에서는 바이러스의 발생 원인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인과성이 있다. 또 좀비의 탄생 배경에 사회적인 사건이나 시스템, 인간의 본성 등이 얽혀 있다. 이 덕분에 바이러스가 발생한 뒤 확산되고 처단하는데 초점을 맞춘 서구권의 좀비물 보다 더 빠르고 깊게 몰입할 수 있다. K좀비는 생사의 경계에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시체가 깨어나 좀비가 된다는 설정의 서구 좀비와 다르게 K좀비는 죽음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좀비가 되며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데 이런 설정들이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높인다. 좀비의 모습 자체도 다르다. K좀비는 더 역동적이고 군집성이 있다.

할리우드 좀비가 CG나 분장 등으로 시각적 효과를 강조하는 반면, K좀비는 충분히 훈련된 연기자가 변이 과정부터 디테일한 부분들을 살리면서 고난도의 동작까지 직접 소화한다. 더 역동적이고 실감 난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특히 K좀비는 신체 부위를 과하게 꺾거나 비트는 ‘기괴한 몸짓’으로도 세계 각국 관객,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기존 좀비들과 확연하게 차이나는 변화다. ‘부산행’과 ‘킹덤’의 좀비들은 국내 본브레이킹 댄스팀인 ‘센터피즈’ 소속 전영 안무가에 의해 완성됐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배우 출신 안무가와 안무가 출신 배우 두 사람이 안무 제작 및 트레이닝은 물론 극 중 좀비 연기에도 직접 참여했다.

Q. 외국인들이 K좀비에 열광하는 이유는?

A. 좀비물은 서양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장르인 만큼 많이 제작되고 소비된다. 그만큼 서구권에서 좀비물은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소재만으로 승부를 볼 수 없는 장르가 됐다는 얘기다. 한국 좀비물은 시각적인 것보다 감정적인 서사에 집중하며 자연스럽게 차별성을 띈다. 시각적인 효과는 물론, 감정적으로 동요할 수 있는 사연까지 더해지며 서양의 좀비물과 다른 관점으로 몰입할 수 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을 접한 해외 시청자들은 “좀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 마음에 든다”, “캐릭터가 잘 써졌다”, “한국 좀비물은 항상 다른 수준에 있다”, “좀비물인데 슬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Q. 한국 좀비물은 언제 시작됐을까?

A. 한국의 최초 좀비물은 1981년에 개봉한 영화 ‘괴시’다. ‘괴시’는 초음파를 이용해 해충을 죽이는 기계의 부작용으로 생겨난 좀비의 이야기를 담았다. 40년 전 제작된 만큼 좀비의 비주얼이나 특수효과 등은 아쉽지만, 한국의 최초 좀비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태권도로 좀비를 제압하는 모습이 곳곳에 담겨 색다른 재미를 안기기도 한다.

Q. ‘좀비물’ 전면 홍보 않던 한국, ‘좀비물’ 내세우게 된 이유는?

A. 세계 최초의 좀비 영화는 1932년 제작된 ‘화이트 좀비’로 알려졌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서구권에서는 큰 규모의 좀비 영화들이 다수 만들어졌고 그만큼 ‘좀비물’은 할리우드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한국 영화에서도 ‘좀비’ 소재가 종종 다뤄지긴 했으나, 저예산이나 옴니버스 식으로 제작됐을 뿐이다. 좀비라는 소재를 다뤘어도 ‘좀비’라는 소재 보다는 ‘SF’에 초점을 맞춰 홍보가 됐다. ‘좀비물’이라는 것을 내세워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좀비물과 정면 승부를 하기 보다 이야기나 그 외 것들에 초점을 맞춰 작품을 홍보한 것이다. 한국의 첫 블록버스터 좀비물 ‘부산행’ 이후 이런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국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며 기술적인 부분이나, 전체적인 구성 등 할리우드 콘텐츠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를 갖추게 됐고 ‘좀비물’을 자신 있게 제작하며 입지를 다지게 됐다. ‘부산행’ 이후 ‘반도’, ‘창궐’, ‘킹덤’, ‘#살아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연달아 제작되며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고 또 좋은 평가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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