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EV·PHEV·HEV)에서 중국 CATL은 점유율 31.8%로 1위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점유율 20.5%로 2위를 기록했으며 그 뒤로 파나소닉(12.5%), BYD(9%), SK온(5.8%), 삼성SDI(4.5%)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합계 점유율은 30.8%로 아직 중국 CATL의 점유율(31.8%)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다만 CATL의 높은 시장 점유율은 중국의 전기차 내수 시장에 기인한다. ‘중국에서만 배터리를 팔아도 충분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하는 중이며, CATL의 내수 판매 비중도 높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전기차 성장에 힘입어 중국계 업체들의 점유율도 상승했다”며 “다만 중국을 제외한 비중국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1위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에서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이 10% 미만으로 부진한 편이다. 중국 현지 업체들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서다. 다만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전기차 기업에 주던 보조금을 올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해 내년부터는 완전히 폐지하기로 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에는 ‘기회의 장’이 열리게 됐다.
|
지난해 말 미국 에너지부(DOE)의 발표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미국 내에 건설 예정인 13개 대규모 배터리 생산 설비 중 11개가 국내 배터리 3사 관련 설비다. 예정대로 투자가 이뤄지면 미국 내 전체 배터리 생산설비 중 국내기업의 설비 비중이 현재 10.3%에서 2025년 70%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유럽연합(EU)의 경우 2017년부터 선제적 투자에 나선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이미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EU 내 배터리 생산설비 중 국내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4.2%이며,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의 EU 시장 판매 점유율은 71.4%를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EU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설비 규모를 2025년까지 2배(99.7→204.1GWh)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국내기업들이 52%로 압도적 1위“라며 ”현재 시장점유율과 투자계획 등을 고려하면 2025년까지 EU, 미국에서 국내기업들의 선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