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6兆시대]①`고용위기지역` 군산은 어떻게 성공했나

코로나19로 지역경제 침체…6兆 풀리는 지역사랑상품권
`5000억 발행` 군산사랑상품권, 경제 마중물 역할 `톡톡`
95%가 자발적 구매, 가맹점 1만여곳, 당일 환전서비스
"상품권 통한 자립경제 구축 중…지역 신뢰 역시 높아져"
  • 등록 2020-03-27 오전 12:01:00

    수정 2020-03-27 오전 6:41:14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한계상황에 봉착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이들을 지원하고 지방단체단체들도 속속 이들의 매출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금 대신 채택된 지역사랑상품권이 6조원 넘게 발행되며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소방수 역할을 맡게 됐다. 이런 가운데 2년 전부터 발행돼 지역경제에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전라북도 군산시 지역사랑상품권의 성공요인이 롤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군산사랑상품권은 소진 우려로 월초 구매자 집중된다. 금융기관별 대기인원 200~300명에 달한다.(사진=군산시 제공)


◇`고용위기지역` 군산,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역경제 부양

26일 군산시에 따르면 이 지역은 지난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와 2018년 5월 말 GM 군산공장 폐쇄로 인해 지역 내 실업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지역상권까지 동시에 무너져 내렸다. 이 때문에 지난해 초 군산 실업률은 3.2%까지 높아졌고 고용률은 전체 인구의 절반 수준인 53.1%에 그쳤다.

이같은 상황이던 지난 2018년 9월부터 군산 지역사랑상품권은 도입됐다. 첫 발행에서 910억원을 찍어내며 출발한 뒤 이후 15개월 동안 총 4910억원을 발행하는 유례없는 성과를 냈다. 특히 발행 첫 달 135억원 수준이었던 판매 실적은 올해 1월 371억원에 이르는 실적을 달성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군산사랑상품권 가맹점은 1만 98개소에 이른다. 지역사랑상품권을 10년 이상 운영하고 있는 타 지방자치단체에 비해서 2배가 넘는 수준. 상품권 판매처도 △농협 △전북은행 △국민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주요 금융회사의 75개 지점이나 된다.

군산사랑상품권이 쓰이기 시작하면서 고용 유지 및 창출 효과나 가맹점들의 매출 증대 효과가 두드러졌다. 관내 소상공인 가맹점 종사자 3만5000여명의 고용이 유지되는 효과가 있었고 부양가족까지 고려하면 수혜대상은 8만7500여명에 달한다. 취업과 고용 유발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관내 상품권 관련 업종 취업자가 4500명이나 증가했기 때문. 지난해 1분기 전국 도·소매업, 음식업, 숙박업, 개인 서비스업종 취업자는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군산시의 관련업종 취업자는 5.7%나 늘어났다. 취업자수로는 4500명이나 증가한 것. 반면 상품권과 관련되지 않은 나머지 업종에선 취업자수가 전년동기대비 1300명이나 줄었다.

가맹점 매출도 증가했다. 10% 할인 지원 예산 491억원을 투입해 4910억원 어치 상품권을 유통했을 때 상품권사업 시작 전인 2017년 대비 8412개 가맹점에서 총 4302억원 매출이 증가해 한 업소 당 5114만원의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지역 내 금융기관 저축도 증가하면서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방지효과도 컸다.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군산시 금융기관의 전월대비 저축 비율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상반기 수신고는 5조 44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300억원(8.6%) 증가했다. 이는 10% 할인 판매되는 군산사랑상품권 사용처를 관내 가맹점으로 제한하면서 지역자금이 역외 유출되지 않고 관내로 재 유입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료=군산시 제공


◇95%가 자발적 구매·1만여개의 가맹점·불편 즉각대응 등 성공요인

군산시는 지역사랑상품권의 성공요인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민의식 △가맹점 확보 등 지자체 노력 △제도 기반의 유통체계 완비를 꼽았다.

일단 군산이 고용위기지역으로 내몰리며 시민들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뭉치기 시작했다. 시도 단기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공무원 할당·유관기관 판매에 집중하는 다른 지자체들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유통·순환이 가능한 소비 기반을 조성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군산사랑상품권 판매금액 95% 이상이 시민이 자발적으로 구매했다.

이어 주유비나 학원비까지 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가맹점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시는 최근 상품권을 활용해 수수료를 없앤 배달앱까지 출시했다. 이는 지자체 단체장이 상가 등을 방문해 가맹점 가입을 권유하고 상인회나 기업, 사회단체를 모아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시 관계자는 “상품권 연계한 각종 페이백 시책 발굴 시행했다”며 “주유비나 학원비를 상품권으로 지급하면 10%할인 혜택이 가능해지는 등 가계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상품권 소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가맹점 등의 불편에도 즉각 대응하면서 활용도를 높였다. 지역사랑상품권을 활용하는 가맹점들은 환전이 3일 가량 걸리는데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에 금융권과 협의해 당일에 상품권이 처리되도록 했다. 현재 다른 지자체들의 환전은 3일 이내에 처리된다. 또 상품권 활성화를 위한 거주지 내 군산사랑상품권 가맹점 상가에서 일정 금액 이상 소비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소비금액의 10%를 적립해 군산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군산사랑상품권 덕에 지역 내 소비·소득 확대 창출을 통한 경제 자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호평했다. 아울러 “특히 시민들이 군산사랑상품권 거래를 늘리면서 지역내 유기적 관계망과 신뢰 역시 높아진 듯하다”며 “이 상품권을 쓰기 위해 구성원 상호간에 대면 접촉이 늘어나게 되니 지역공동체 형성과 활성화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자료=군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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