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종 구청장 "종로 미래 현대화 아닌 전통문화 계승"

무분별한 현대식 개발 미래 먹거리 없애는 일
  • 등록 2015-07-27 오전 6:30:00

    수정 2015-07-27 오전 6:30:00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구청장이 건축가 출신이니 건축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 구민들이 많았을 겁니다. 그런데 오히려 더 까다롭게 진행되다 보니 불만스러워 하는 분들도 계시죠. 하지만, 종로구는 역사와 문화를 계승해야 하는 도시입니다.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종로구, 구민 모두에게 득이 되는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주변 환경을 무시한 채 무조건 크고, 높은 현대화 건물을 짓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김영종(사진) 종로구청장의 고민은 ‘우리 문화를 어떻게 하면 잘 지키고 계승 발전시킬 수 있을까’다. 매월 첫째 주 화요일을 ‘전통 한복 입는 날’로 지정해 구청 직원들과 함께 한복을 입는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문화와 역사를 계승하는 것이 종로구가 발전할 수 있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종로구청)
“개인적으로 전통 계승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종로구 청장으로서의 사명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종로구를 강남처럼 개발하면 도심의 역사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역사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개발을 진행하고, 사람 살기 편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게 건축가 출신 종로구청장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죠.”

김 구청장은 취임 이후 줄곧 종로구의 정통성을 복원·계승하기 위한 문화 인프라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윤동주 문학관 건립 △인왕산 자락의 수성동 계곡 복원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 개관 △전통문화시설 무계원 건립 △청운문학 도서관 건립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윤동주문학관은 방치된 가압장과 물탱크를 철거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활용해 최소의 비용으로 쓰지 않던 시설을 재활용한 공공건축의 우수사례로 꼽힌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통한옥을 보존하고자 경복궁 서쪽에 폐가로 방치돼 있던 한옥을 매입, ‘세종마을 한옥체험관’으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 전통난방 방식인 온돌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사랑채는 온돌전시관으로 조성하고, 안채에는 인문학 강좌와 다도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우리나라의 전통기술을 보존하고, 이를 해외에 널리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시설을 현대화하는 대신 역사·문화를 지키고, 주변 환경과 어울리게 함으로써 성공한 사례가 적지 않다. 그 중 하나가 재래시장인 통인시장의 부활이다.

서촌 통인시장은 엽전을 구입해 시장의 반찬 가게들을 돌며 먹고 싶은 음식을 도시락에 담아 먹는 도시락카페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주말이면 도시락카페 앞에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10대, 20대 젊은이들이 줄을 설 정도다.

현대 화랑인 이중섭이 미도파 화장전시회를 준비했던 가옥과 이상의 집터, 윤동주 하숙집터, 박노수 미술관 등 서촌의 역사적 명소들을 접목한 것이 통인시장의 성공 이유로 꼽힌다. 정부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수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설을 현대화하고, 주차장을 지었음에도 많은 전통시장의 매출이 오히려 반 토막 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서울시내 전체가 신도시화되면 누가 대한민국을 찾겠습니까. 저는 외국관광객이 종로를 보기 위해 대한민국을 방문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고층 빌딩이 아닌 도시 재생을 통해 도시 곳곳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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