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갤러리] 도넛 1500개를 갤러리에 들인 까닭…김재용 '다 내 거야!!'

2012년 작
크고 작은 화려한 '도넛' 수없이 조각한 작가
도자에 색 입히고 빛나는 크리스털까지 박아
달팽이 들여선 달콤한 욕망 좇는 현대인으로
유약처럼 스민 '즐거움' 무기로 기쁨 전파해
  • 등록 2020-04-09 오전 12:15:00

    수정 2020-04-09 오전 5:38:50

김재용 ‘다 내 거야!!’(사진=학고재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반쯤 누운 달팽이가 도넛을 첩첩이 쌓아놓고 시식 중이다. 달콤한 시럽, 아니 영롱한 보석알이 뚝뚝 떨어지는 도넛의 색은 달팽이 눈안에 그대로 박혀 탐욕스럽게 빛나고 있다. 이 장면에 붙일 작품명이라면 이대로가 가장 완벽할 듯. ‘다 내 거야!!’(All Mine!!·2012)다.

도넛을 향한 ‘미친 탐닉’은 작가 김재용(47)의 손끝이 빚어냈다. 작가는 화려한 도넛을 수없이 조각한다. 크고 작은 도자에 색색을 입히고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까지 아낌없이 박아내는데. 도넛을 돋보이게 하는 이미지 곁들이기도 기꺼이 즐긴다. 하트니 별이니 하는 도형은 기본. 한국 민화 속 호랑이·까치 등을 점잖게 얹어내기도 하고, 달팽이를 수시로 데려와 달콤한 욕망을 좇는 현대인을 비꼬기도 한다.

익살·유머도 재밌지만 가장 큰 무기는 유약처럼 스민 ‘즐거움’이다. 무엇보다 작가가 즐거워한다. “내 머릿속은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도넛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하니.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도넛 피어’(Donut Fear)에서 볼 수 있다. ‘두려워 말라’(Do Not Fear)란 뜻이란다. ‘도넛’과 ‘두 낫’의 발음이 비슷한 데서 착안했다고. 전시에는 실제 크기부터 지름 1m짜리까지 도넛 1500개를 들였다. 두려울 만도 하지 않은가.

글레이즈드 세라믹·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35.5×22.8×45.7(d)㎝. 작가 소장. 학고재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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