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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19일 “권 부회장이 용퇴한 데다 몇년간 제대로 된 인사도 이뤄지지 않아 전체적으로 인사 수요가 많다”면서 “임원들이 많이 갈릴 것이란 얘기가 나온 뒤로 다들 마음이 뒤숭숭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계열사의 임원은 “게열사별 독립 경영을 한다지만 사장단 인사는 CEO들의 계열사간 이동도 있게 마련인데, 미래전략실이 없는 상황에서 누가 그룹 전체의 인사 틀을 잡고 있는 지 모르겠다”며 답답해 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13일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말했다. 사실상 용퇴 이유로 ‘경영 쇄신’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대대적인 사장단 인사를 예고했다. 이 같은 경영진의 쇄신은 대규모 임원 인사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임원 인사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신상필벌’을 강조했던 삼성의 ‘인사 원칙’에 비쳐보면 최고 실적을 내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DS(부품)부문에서 대규모의 승진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5월 인사에서 삼성전자의 임원인사 규모는 54명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해외 지역과 세트부문이 대부분이었다.
인사가 임박해 오면서 임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지만, 직원들은 다소 ‘온도 차’가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그 동안 승진, 신규 임원 임용 등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극심한 인사 적체를 겪고, 직원들 사기도 저하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대폭 물갈이가 예고됐으니, 이 참에 과감한 인적 쇄신으로 조직 분위기를 추스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