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 KB증권 대표 "안정적 수익 추구가 곧 리스크 관리"[만났습니다①]

이홍구 KB증권 WM부문 대표 인터뷰
"채권 이익 현금화하고…밸류업株 담을 때"
포트폴리오 다양화 통해 리스크 관리까지
"현재 해외주식 5%뿐…15%까지 늘릴 것"
  • 등록 2024-05-01 오전 6:00:00

    수정 2024-05-01 오전 8:16:31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프라이빗 뱅커(PB) 시절, 고객들에게 제 이름으로 매매한 거래 내역 5년치를 다 보여줬죠. PB가 본인 돈도 제대로 관리 못 한다면 고객이 어떻게 믿고 돈을 맡길 수 있을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수익률이 오르면 저도 같이 오르고, 또 내릴 땐 제 수익도 하락하는 상황이니 자연스럽게 신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홍구 KB증권 자산관리(WM)부문 대표는 취임 이후부터 ‘고객의 수익’을 강조하고 있다. 구성원 모두가 고객의 수익을 최우선으로 두면, 회사의 이익 증가뿐만 아니라 리스크 관리까지 모두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것이 그의 경영 원칙이다.

이 대표는 그간 KB증권의 자산관리(WM) 부문 성장을 이끌어온 박정림 대표의 후임이다. 금리부터 환율, 지정학적 이슈까지 대외 경제 여건이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을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홍구 KB증권 사장 인터뷰


이 대표는 취임 이후부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는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서는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전략을 추구하면, 자연스럽게 리스크 관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자연스럽게 리스크를 피해 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에 이 대표는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PB에게는 내부평가 시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이 대표는 “한 종목으로 ‘따블’을 버는 PB와 10개 종목을 운영하며 60~70% 수익률을 내는 PB가 있다면 후자에 높은 점수를 줄 것”이라며 “변동성 장세에서 누가 수익률을 지킬 수 있는지를 보면 답이 나온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 일문일답이다.

-변동성 장세에서 KB증권은 어떤 전략 펼치고 있는가.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고 전략적으로 구상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KB증권은 2년 전부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채권 투자를 고객에게 적극 추천해왔다. 10년간 저금리 시대를 마치고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채권 부문에선 95% 이상이 이익구간에 들어가 있다.

또, 이익이 나고 대외 경제가 불안정할 때는 투자금의 일정 부분을 현금화하라고도 고객에게 조언한다. 다음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모든 투자금이 묶여 있다면 투자 기회를 그냥 보낼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전략으로 고객의 자산 증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 목표이자 전략이다.

-자산관리 시장에서 KB만의 차별화 요소는.

△주식이나 채권, 금융상품을 사고 파는 것은 누구나 다 하는 일이다. 투자에서도 쉬어가는 것이 필요한데, 이건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일정 부분 현금 비중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처럼 증시 상승을 이끌 요소가 있을 때 투자할 돈이 모두 묶여 있다면 제대로 된 전략이 아니라고 본다.

-취임 후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한 것은.

△고객의 수익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수익률이 곧 성과라고 보고 있다. 고객 수익률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고 승진 등도 영향을 받는 거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면 고객의 수익률을 보장할 수가 있어서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대외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이라면 일정부분은 안정적이고 향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에 담고, 정부 정책 등에 대비해 저평가된 우량주를 바구니에 담는 방식을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대표 취임 후 WM부문에서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무엇인가.

△직원의 KPI(평가지표)에 ‘포트폴리오 다양화’ 부분을 포함했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것이 곧 리스크 관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리스크 관리라는 게 말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금부터 리스크를 관리하자라고 해서 관리가 되겠는가. 예를 들어 지금은 안전해 보이는 상품이라고 해서 자산 100%를 모두 투자했다고 하자. 그 시점에는 안전했지만 지정학적 이슈 등 변수가 발생해서 안전하지 않은 상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 경우에는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했다고 볼 수가 없다.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이 핵심 전략으로 자리를 잡게 되나.

△성과를 내고 있는 PB 60명이 멘토가 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을 전사로 확대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투자의 양상이 달라지고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이 전사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올해 특히 중점을 두는 신사업이 있다면.

△해외 주식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그 시장을 어떻게 확대할지를 고민 중이다. 현재 해외 주식 비중이 5~6% 수준인데 앞으로는 최소 1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해외 시장에 대한 콘텐츠와 정보 제공 등을 통해 고객의 수익을 늘리는 등의 사업을 시작하며 기회를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 계획은.

△KB증권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나 홍콩 등 선진 시장의 경우 현재 틀을 닦고 있는 정도의 단계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와 같은 신흥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며 성과도 조금식 나고 있고 성장률도 높다.

이 대표는…

△1965 출생 △1983 대구 심인고등학교 졸업 △1990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현대증권 지점장(2000~2006) △경남기업 상무(2006~2010) △KB투자증권 HR팀장(2011~2013) △KB투자증권 양천·목동센터장(2014~2015) △KB투자증권 WM사업본부장, KB투자증권 상무보(2015~2016) △KB투자증권 PB고객본부장, KB증권 상무(2017~2018) △KB증권 강남지역본부장, KB증권 상무(2019~2020) △KB증권 WM총괄본부장, KB증권 전무(2020~2021) △KB증권 WM영업총괄본부장, KB증권 부사장(2022~2023) △KB증권 대표이사 사장(2024~현재)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홍구 KB증권 사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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