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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조각난 물감. 똑똑 떨어질 것 같은 ‘물감딱지’를 붙여낸 듯하달까. 이렇게 보이는 데는 작업방식이 크다. 고무성질이 있는 아크릴물감을 칠하고 굳힌 뒤 떼어내면서 얻은 자국, 혹은 그 떼어낸 파편이라니까. 성질·내용이 제각각인, 사연 있는 흔적인 거다.
‘각자의 사연 1’(2018)은 예전 상당 부분 카메라에 의지했던 그 자리에 물감을 들인 것. 하지만 이 역시 붓을 쓰는 회화는 아니다. 습도·온도·다른 안료 등에 반응하는, 마치 화학반응 같은 물감의 물성을 살려내자 한 거니. 칠보단 딱지, 물감의 영역확장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