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수입 늘리려다… 다가구주택, 잘못 증축하면 수억원 '세금폭탄'

1가구 인정 다가구주택 기준은 '3개층'
4층 지어 세 놓으면 다주택자에 해당
적발로 고지된 세액, 대부분 5억 이상
"기준 위반한 옥탑방 등 창고로 바꿔야"
  • 등록 2018-07-25 오전 5:30:00

    수정 2018-07-25 오전 5:30:00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임대수익을 올리면서 주거까지 한번에 해결하기 위해 김 모씨는 2년 전에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위치한 다가구주택을 매입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에 총 7가구가 살 수 있게 지어진 아담한 규모였고 김 씨 가족이 3층에 살면서 아래층은 모두 임대했다. 김 씨는 월세를 올리는 게 여의치 않자 4층을 증축해 추가로 임대를 놓았다. 최근 땅값이 많이 올라 다가구주택 매도를 검토하던 그는 세무사로부터 “1가구1주택 비과세 혜택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청천벽력같은 대답을 들었다.

다가구주택은 여러 세대로 구성돼 있지만 건축법상 단독주택에 속하기 때문에 절세에 유리하다. 하지만 다가구주택의 요건을 확인하지 않고 김 씨처럼 증축을 하면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세무당국에서도 이같은 경우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점검에 나섰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다가구주택 비과세 오용 사례 점검…고지세액 5억 이상

24일 세무업계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이 최근 다가구주택 1가구1주택 비과세와 관련해 기획 점검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가구주택이 1가구1주택 비과세 대상이라는 점을 이용해 세금을 탈루한 사례가 있는 지 점검에 나선 것이다.

건축법상 다가구주택의 요건은 19세대 이하이고 주택 바닥면적 660㎡ 이하면서 주택으로 쓰는 층수(지하층 제외)가 3개층 이하다. 다가구주택은 단독주택과 마찬가지로 건물 전체를 1주택으로 간주한다. 1주택자 지위를 가지면서도 임대수입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 다가구주택의 매력이다.

이는 호별로 구분등기되는 다세대주택과 다른 점이다. 다세대주택도 면적 기준은 660㎡ 이하로 다가구주택과 동일하지만 주택 사용 층수가 4개층이면 다세대주택으로 분류한다. 다세대주택 건물 전체를 보유할 경우 세대수만큼 보유한 다주택자가 된다.

김 씨가 다가구주택 4층을 증축해 누군가에게 임대했다면 주택 사용 층수도 4개층이 돼 다가구주택의 요건을 벗어나게 된다. 실질적으로 다세대주택인 셈이다. 세무당국은 이같은 사례에 대해 최대한 현황 파악을 해서 부동산 세금 징수를 보다 분명하게 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택으로 사용했는지 여부는 건축물대장과 전입신고, 확정일자 자료를 대조 검토해 파악할 수 있다. 우선, 매매 신고건에 대해 조사하고 여력이 되면 기존 주택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세무당국이 김 씨 사례에 대해 해당 주택을 다가구주택으로 볼 것이냐 다세대주택으로 간주할 것이냐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옥탑방의 건축허가 유무는 고려대상이 아니다. 세법은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현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무허가 증축이고 4층이 옥탑방이더라도 실제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다면 다가구주택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다세대주택으로 바뀌면 김 씨는 졸지에 1주택자에서 다주택자가 되고 양도차익에 대해 최고 62%의 양도소득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최근 이같은 적발 사례를 통해 고지된 세액은 5억원 이상이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진다.

세무당국 관계자는 “다가구주택이 건축법상 조건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에는 과세되는 게 맞고 조세심판원에서도 이같은 세금 부과에 대해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다른 보유 주택이 없다면 해당 다가구주택 중에서 본인이 거주하는 면적에 대해서만 비과세 혜택을 받고 나머지 면적에 대해서는 양도차익을 계산해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다주택자 규제 전 거래 급증..용도변경 관심도 커져

다가구주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상당수 투자자에게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정부가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규정하고 있는 다주택자 꼬리를 떼면서도 임대소득을 챙길 수 있는 부동산 상품이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초 월 200건 수준이던 서울 다가구주택 매매거래는 3월 376건으로 늘었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작된 4월 이후에도 250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을 기준으로 봐도 1~2월 600건 내외에서 3월 913건으로 급증한 이후 4~6월 700건 안팎의 추세를 나타냈다.

다가구주택 거래가 늘어나는 것과 비슷한 이유로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을 다가구주택으로 용도변경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다세대주택 1개동을 보유한다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못 받을 뿐만 아니라 양도소득세율이 20%포인트 더 부과되지만 다가구주택으로 용도변경 후에는 1가구 1주택 비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양도가격이 9억원을 넘는 경우는 1주택자도 그 초과분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하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어 일반적으로 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은 크지 않다. 단독주택에서 다가구주택으로 변경하는 경우 양도세 측면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임대수입 창출이 가능해진다.

한 세무사는 “4월1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거래했는데 다가구주택으로 인정 못 받는다면 수억원 규모의 세금 고지서를 받을 수도 있다”며 “옥탑방 등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부분이 있는 경우 팔기 전에 임대차 계약을 끝내고 창고로 사용하는 상태를 만들어야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 주택가 모습(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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