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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이전 조수미·황병준 있었다…한국 음악계 그래미 도전사

  • 등록 2020-11-26 오전 11:01:00

    수정 2020-11-26 오전 11:01:00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르기까지 한국 음악계는 꾸준히 그래미의 문을 두드려왔다. 소프라노 조수미, 황병준 프로듀서 등이 그래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한국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그래미 후보·수상자 배출한 클래식·국악계

25일(한국시간)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됐다는 발표가 나오자 방탄소년단의 팬덤인 아미, 한국 대중음악계는 한껏 고무됐다. 그래미 어워드는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시상식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래미 어워드는 다분히 보수적이다. ‘화이트’를 선호한다. 때문에 방탄소년단이 후보에 선정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될 만한 일이었다.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른 것은 한국 대중음악 가수 최초의 기록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중음악 분야에 앞서 한국은 순수예술 분야에서 이미 그래미 후보자와 수상자를 배출했다. 클래식과 국악 등의 부문에서다.

가장 먼저 그래미 트로피를 들어 올린 주인공은 ‘신이 내린 천상의 목소리’라 불리며 동양인 최초로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을 섭렵한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다. 조수미는 1993년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와 녹음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여인’으로 그래미 어워드 클래식 부문 ‘최고 음반상’을 수상했다.

음반 엔지니어인 황병준 음악 프로듀서(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는 유독 그래미와 인연이 깊다. 황 프로듀서는 2008년 ‘수난 주간’으로 클래식 부문 ‘최우수 녹음기술상’ 후보에 올랐다. 이후 4년 뒤인 2012년 황 프로듀서는 미국 작곡가 로버트 알드리지의 오페라 ‘엘머 갠트리’를 담은 음반으로 그래미 클래식 부문 ‘최고 기술상’을 수상했다. 황 프로듀서는 또 2016년 찰스 브러피가 지휘하고 캔자스시티합창단과 피닉스합창단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베스퍼스: 올 나이트 비질’에 엔지니어로 이름을 올려 ‘최우수 합창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 한국인으로서는 2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소프라노 조수미(사진=연합뉴스)
후보에 올랐지만 안타깝게도 수상까지 이어지지 못한 경우도 있다. 국악 음반제작사 악당이반이 만든 음반 ‘정가악회 풍류 가곡’은 2012년 ‘최우수 월드뮤직’과 ‘최우수 서라운드 음향’ 두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또 미국에서 활동하는 마스터링 전문 남상욱 엔지니어가 2012년 미국 블루그래스 가수 새러 저로즈의 앨범 ‘팔로 미 다운’으로 ‘최고 기술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음악계 한 관계자는 “그래미는 차트 성적이나 상업적 성공보다 음악적 성과를 최우선으로 조명한다”며 “대중음악 주요 부문의 수상은 아티스트가 주가 되지만, 순수예술은 아티스트뿐 아니라 엔지니어까지 수상자 명단에 포함된다. 한국인 엔지니어 중 그래미에서 다수의 후보자와 수상자가 배출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활발한 협업을 펼쳐왔고, 훌륭한 음악적 성과를 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방탄소년단, 그래미 후보→수상 가능할까

방탄소년단은 2018년 시상자로, 2019년에는 퍼포머로 그래미 어워드에 참석했다. 그러던 중 지난 8월 발매한 ‘다이너마이트’가 한국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에 오르면서 그래미에 한발짝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됐다. 그래미 어워드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25일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로 선정했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권을 통틀어서도 이 부문 후보는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대중음악과 관련해서는 방탄소년단의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 앨범 디자인에 참여한 파트너사 허스키폭스가 제61회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에 아트디렉터로 이름을 올린 적은 있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는 앨범 재킷 디자인 제작자(제작사)에 수여하는 기술 부문 상이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적 성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방탄소년단이 후보에 오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은 그래미 팝 장르 시상 부문 중 하나다. 제너럴 필드(본상)에는 속하지 않지만, 그래미의 중요한 부문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부문은 듀오, 그룹, 컬래버레이션 형태로 팝 보컬이나 연주 퍼포먼스에서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거둔 아티스트에게 준다. 방탄소년단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트로피를 두고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테이니의 ‘언 디아’, 저스틴 비버와 퀘이보의 ‘인텐션스’,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이베어의 ‘엑사일’과 경쟁한다.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외신들은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를 대서특필하면서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 음악 전문매체 빌보드는 “K팝 그룹이 글로벌 팝 무대에서 놀라운 진전을 이루면서 그래미가 마침내 주요한 문화적 변화를 인식하게 됐다”며 “BTS가 드디어 그래미를 뚫었다”고 수상을 기정사실화했다.

일부 외신은 방탄소년단이 제너럴 필드(본상)이 아닌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만 오른 점을 지적했다. USA투데이는 “현재 BTS보다 더 큰 성과를 이룬 그룹은 없는데도 1개 부문 후보만 올랐다”며 “그래미는 미국 주류 음악에서 K팝이 가진 엄청난 존재감을 인정해야 할 때”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이 그래미를 향해 차근차근 올라온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재원 문화평론가 겸 한양대 실용음악학과 겸임교수는 “그래미는 최근 몇 년간 방탄소년단을 지켜보고 신중하게 노미네이트 시켰을 것”이라며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미국 내 롱런스타로 인정받은 것과 같다. 쉽지는 않겠지만 수상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온 만큼 (그래미 수상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생각한다”며 “레코딩 아카데미 심사위원의 경우 지난해 제3세계, 유색인종, 소수자 출신 등이 새롭게 합류하며 대폭 바뀌었고, 인종차별이 미국 대선에서 중요 이슈로 떠오른 만큼 방탄소년단의 수상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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