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東西사이]삼천피 시대 개막…政街는 여전히 ‘공방’

文대통령 발언대로 새해부터 코스피 3000선 첫 돌파
증권가, 조정장 와도 폭삭 무너지지 않을 것
민주당, 주호영 겨냥…“봉창두드리는 소리아냐”
안철수 “집 살 수 없는 절망으로 투자한 결과”
  • 등록 2021-01-09 오전 7:00:00

    수정 2021-01-09 오전 7:00:00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습니다. 새해부터 국내 증시가 활황인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여야 전·현직의원들 간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삼천피(코스피 3000)가 국내 자본시장에 어떤 의미로 해석되는지 서여의도 증권가(街)와 동여의도 정가의 시각을 살펴보겠습니다.

코스피지수가 7일 전날보다 63.47 포인트(2.14%) 오른 3031.68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넘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3000을 넘어선 것은 2007년 7월 25일 이후 13년 5개월여만이다.(사진=노진환 기자)


증권업계, 대체로 긍정 전망

증권사들은 새해 국내 주식시장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바이든 당선 확정으로 해결되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 주식에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7%(120.50포인트) 오른 3152.18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한 때는 3161.11까지 올라가며 장중 기준, 종가 기준으로 모두 신고점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죠. 지난 6일에는 장중 3000선을 돌파했고, 7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3031.68을 기록해 3000선을 처음으로 넘어섰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조 바이든 당선이 공식 확정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라앉은 와중 자동차와 반도체 등 대형 종목들로의 매수가 상승세를 견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외국인들은 이날 1조6394억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상반기에도 국내 주식시장의 흐름은 좋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기본적으로 지난해부터 호재(유동성 정책, 기업 이익 개선, 수출 회복 조짐)가 이어져 오고 있어서죠. 여기에 국내 증시를 떠받들던 동학개미(국내 개인투자자)들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근에는 차익매물 소화차 매도세가 짙어지긴 했지만, 코스피 3000선이 거품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도 과잉은 아니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조정장이 오더라도 일단 올 하반기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미·중 무역분쟁 때처럼 폭삭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코스피 3000선 돌파에 대해 과잉 우려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여야 정치인 설전…실물경제 주목

그럼 정치권은 어떨까요.

야권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주가 3000 시대의 희망적인 전망이 나온다’는 발언에 대해 공세 수위를 높인 바 있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시 “문 대통령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주가 3000이 현실이 되자 여권은 기다렸다는 듯이 반격에 나섰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스피 3000선 돌파는 주 원내대표의 말처럼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가 아니었다”며 “당시 주 원내대표와 이혜훈 전 국회의원은 오직 문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해 코스피 3000선 돌파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하면서 동학 개미들의 성실한 투자 활동을 ‘비정상적인 주가 상승’으로 곡해한 바 있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이어 “주 대표님, 이 의원님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한국 경제 희망의 불꽃을 제발 꺼뜨리지 말아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뭐라고 하시겠냐”며 주 원내대표를 겨냥했습니다. 윤 의원은 “주가지수는 오를 때도 있고 떨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면서 “제발 국민의힘도 불안을 부추기는 행태는 그만하고 책임 있는 정치 세력으로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힘이 돼 주기를 바란다”고 했죠.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여야 전·혁직 의원들 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두 의원은 또 코스피 3000 돌파를 긍정적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김 의원은 “시장에 대한 믿음과 개인투자자들의 노력이 모여 국내 경제의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한 것이다. 새롭게 유입된 자금으로 인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고 평가했고, 윤 의원은 “서민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은 여전히 있지만 우리 경제의 탄탄함과 미래 가능성에 대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인정한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자 이혜훈 전 의원이 다시 받아쳤습니다.

그는 김 의원을 향해 “말귀를 잘못 알아듣고 번지수가 틀린 반격을 했다”며 “제 문제 제기는 ‘주가 3000 불가능하다’가 아니라 ‘주가 3000 가는 상황이 위험하다’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실물에 비해 지나치게 부풀려진 거품주가 임은 전문가들의 실증분석 결과 확인된 상황이기 때문에 에어포켓 리스크가 상당해 정부가 단단히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렸다”고 했습니다.

이 전 의원은 또 “실물과 금융의 괴리는 자산가치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하며 “한마디로 실물경제가 좋아서 주가가 오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그만 외부충격에도 거품이 꺼져 폭락할 수 있으니 신중하게 대비해아 한다는 얘기”라고 덧붙였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코스피 3000선 돌파에 대해 경계했습니다.

안 대표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바닥도 없이 폭락하던 때와 비교하면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왜 이렇게 주식이 오르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식시장 상승세의 가장 큰 원인은 실물경제 개선보다는 폭등한 아파트값 탓에 집 사기를 포기한 무주택자들이 한 푼이라고 더 벌기 위해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죠. 안 대표는 “주식시장의 활황은 역설적으로 ‘집 살 수 없는 사람들’의 절망으로 인한 투자 덕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주식이라도 하지 않으면 영원히 집을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이 반강제적으로 국민들을 주식시장으로 내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야 정치인들이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실물경제, 서민경제라고 생각됩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운 이때 실물경제가 개선돼 우리 경제에 희망의 싹이 틀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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