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기둥부터 흔들렸다…반도체, 올해는 괜찮나

삼성전자, 작년 영업익 43.3조원…전년비 15.9%↓
4Q는 반도체 부진에 역대급 어닝쇼크 내기도
인위적 감산 선 긋기에도 시장 기대감은 커져
3분기 업황 개선 기대에 '매수 적기' 목소리도
  • 등록 2023-03-31 오전 5:10:00

    수정 2023-03-31 오전 5:1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한국 증시의 근간인 반도체가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기업들의 역대급 어닝쇼크 중에서도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005930)와 3위 SK하이닉스(000660)의 부진이었다. 두 상장사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반도체 업황 침체에 꽁꽁 묶이며 코스피 역시 2400선 박스권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반토막난 영업이익…SK하이닉스는 10년 만의 적자도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43조3776억원으로 전년(2021년)보다 15.99% 줄었다. 시장 기대치보다도 5.66% 낮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 4분기(2022년 10~12월) 영업이익은 4조3061억원에 머물며 전년 대비 68.95% 감소한 성적을 내놓았다. 이미 낮아질 만큼 낮아진 시장 기대치보다도 37.35% 적었다. 말그대로 어닝쇼크였다. 삼성전자는 4분기 주력사업인 반도체(DS) 부문에서 전년 동기보다 무려 97% 감소한 2700억원을 번 데 그쳤다.

실적 부진은 SK하이닉스가 더 심각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8094억원에 머물며 2021년보다 45.13% 줄었다. 특히 4분기에는 1조89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10년 만의 적자다.

문제는 실적의 늪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005930)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12조2289억원이다. 석 달 전(29조1990억원)의 예상치에서 반토막이 났다.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1조1781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91.66%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1분기에는 DS 부문에서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을 악화할 것이란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영업적자가 확실하다는 관측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손실 전망치는 10조1870억원이다. 3개월 전만 해도 2조43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반도체 업황 침체 폭이 확대하며 적자 예상 폭 역시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의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은 상태에서 재고 문제가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뿐만 아니라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업체는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공급이라도 줄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감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에는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삼성전자 감산 기대 확대 속…‘매수 적기론’도


일각에서는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삼성전자도 감산 카드를 뽑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수요 성장에 대해 낙관은 삼성전자의 실제 전망보다는 경쟁사의 추가적인 투자 축소를 유도하기 위한 ‘블러핑’으로 판단된다”라며 “D램 수익성이 역대 최악까지 감소한 상태에서 더 이상의 블러핑은 설득력이 없으며, 삼성전자 역시 감산에 동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미 삼성전자는 상당한 규모로 감산을 진행 중이며 테스트 및 부품업체들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에서 수주한 물량은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삼성전자의 D램 재고는 21주를 상회하는 수준이라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려면 감산 수준을 확대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 불가 방침을 고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반도체 지원 기조에 보조를 맞추려면 감산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달 경기도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양적, 질적으로 연구소 규모를 2배로 키우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월에도 경영진 간담회에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감산 여부와 상관없이 글로벌 소비심리 회복세 속에 3분기께부터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며 반도체 업황도 바닥을 치고 올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분기 미국의 금리 인하가 시작된다면 업황 개선은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의 주가가 업황보다 6개월 앞서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 매수의 적기라는 평가다.

실제 29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2분기(2022년 12~2023년 2월) 매출액 36억9000만달러(4조8000억원), 영업손실 23억1000만달러(3조원)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사상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고객 재고 상황이 점점 나아지고 있고 업계의 수급 균형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반도체 업황 바닥론을 시사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 메모리 반도체의 업사이클이 온다”면서 “본격적인 실적 반등은 (올해) 3분기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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