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S기업 배정만(33세)씨. 앱(APP) 개발 능력을 인정받아 단시일에 두 번이나 직장을 옮겼다. 이력서를 단 한번도 써본 적 없다는 그는 앱 개발자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중 우연찮게 헤드헌팅 담당자에 눈에 띄어 입사 제안을 받았다. 그렇게 카카오와 인연을 맺을 수 있었던 그는 ‘카카오톡’ 개발에 참여했고, 그 성과를 인정 받아 더 높은 연봉을 제안한 S기업까지 진출하면서 앱 스타 개발자로 자리매김했다.
‘소셜네트워크 리크루팅(SNR· Social Network Recruiting)’이 취업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SNR은 달라진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채용 눈높이를 맞출 수 있어 대기업 채용 평가방식으로 최근 선호도가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다. 실무능력뿐 아니라 창의성을 겸비하고, 기업 분위기와 잘 어울릴 수 있는 인성을 갖춘 인력을 평가할 때, 기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만으로는 면밀하고 객관적인 측정이 어렵다는 게 인사담당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렇다 보니 SNS를 통한 채용코너를 직접 운영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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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는 지난 3월말 ‘잡링크’ 베타서비스를 오픈한 후 마이크로블로그 순위 8위권(랭키닷컴 9월 7일 기준)까지 진입했다. 최초 서비스 당시 5000명 수준이던 방문자수는 지난달 38만79명까지 늘었다. 인크루트는 지난해 12월 SNS를 통한 ‘평판조회’ 및 ‘인재추천’ 서비스 등의 메뉴를 추가해 홈페이지를 리모델링 했다. 이후 이력서 등록 회원수의 3분의 1(150만명) 가량이 소셜 메뉴 기능을 활발히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올 하반기 취업시장에서 고졸자와 지방대학생, 장애인, 재취업이 필요한 베이비붐세대 은퇴자를 고용하는 ‘나눔 채용’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SNR의 활용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 국내 대기업 고졸채용 규모는 신규채용인력의 30% 안팎으로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커리어는 고졸 채용 페이지를 새롭게 신설할 계획이다. SNS 활용도가 특히 높은 세대인 점을 감안해 SNS를 통한 ‘회사-구직자’간 매칭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SNR 채용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자신에 대한 온라인평판 관리가 더 철저해지면서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SNS 본질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따른다. 사생활 침해 논란도 빗겨갈 수 없다. 개인정보를 통한 신종사기에도 휘말릴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전화나 대면 방식으로 사람을 뽑던 다단계 사기범들이 최근엔 SNS 정보를 활용해 판매자를 끌어모으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