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 오픈이노베이션 결실]④유망 바이오벤처 선점…해외선 30년 전부터 관심

화이자, 십수조원대 '인수합병' 척척
애브비·길리어드, M&A로 항암제 시장 진출 추진
존슨앤드존슨, 바이오벤처 육성시설 'J랩' 운영
기초연구 대신 '돈 될 아이템'에 집중
  • 등록 2018-11-06 오전 4:30:00

    수정 2018-11-06 오전 11:01:35

캘리포니아 사우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위치한 J랩 전경.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전 세계에 운영하는 12곳 중 하나다.(사진=강경훈 기자)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외부 기업·대학·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핵심으로 하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은 해외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이미 익숙한 화두다. 해외에서는 이미 1980년대부터 인수·합병(M&A)이나 대학·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등을 통해 신약을 개발해왔다.

대표적인 기업이 글로벌 1위 제약사인 화이자다. 화이자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체 실적 중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미만이었다. 하지만 화이자는 2000년 워너람버트를 인수하면서 제약계 ‘공룡’으로 급부상했다. 이후 파마시아(2003년), 와이어스(2009년), 호스피라(2015년), 메디베이션(2016년) 등을 인수하면서 현재까지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화이자는 이들 기업을 인수하는데 십수조원을 투자했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는 “화이자는 제약사라기보다는 제약업에 특화한 M&A 전문기업으로 볼 수 있다”며 “자체적인 신약 개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혁신적인 의약품 개발사로 유명한 로슈도 미국 UC샌프란시스코 교내 벤처로 시작한 제넨텍을 인수한 후 빠르게 성장했다. ‘허셉틴’(유방암), ‘리툭산’(혈액암), ‘아바스틴’(대장암) 등 로슈의 대표적인 표적항암제 3총사가 모두 제넨텍이 개발한 약이다. 바이러스치료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길리어드도 M&A에 적극적이다. C형간염 완치제로 유명한 이 회사의 ‘소발디’ ‘하보니’ 역시 2011년 파마셋을 인수한 후 확보한 제품들이다. 길리어드는 이후 카이트파마, 셀디자인랩 등 면역항암제 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바이러스에서 암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1위 의약품 ‘휴미라’를 보유한 애브비도 2023년 휴미라 특허만료를 대비해 M&A에 적극 뛰어들었다. 애브비는 2015년 파마사이클릭스, 지난해 턴스톤 바이오로직스를 인수했다. 턴스톤 바이오로직스는 신라젠(215600)과 비슷한 항암바이러스 후보물질을 보유했다.

M&A 외에 바이오벤처를 직접 육성하는 기업도 있다. 존슨앤드존슨(JNJ)은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팅 시설인 ‘J랩’을 운영한다. J랩에서는 실험장비와 연구소 같은 하드웨어는 물론 입주기업의 성장단계에 맞춰 규제기관 대응이나 연구·개발(R&D) 우선순위 설정, 연구비 지원 등 컨설팅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존슨앤드존슨은 미국을 비롯해 벨기에, 중국(상하이), 캐나다(토론토), 영국(런던) 등 전 세계 12곳에서 J랩을 운영하며, 현재까지 250여 바이오벤처가 입주해 있다. 공식적으로 J랩은 각 입주사와 독립적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유망한 벤처에 지분을 투자, 기술을 선점하는 효과를 낸다.

제약사들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신약 개발의 성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서다. 딜로이트가 1988년부터 2012년까지 글로벌 제약사 총 281곳의 신약개발 성과를 분석한 결과,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용한 경우가 독자적인 연구보다 성공률이 3배나 높았다.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신약을 개발하면 성공률이 34%였지만, 자체 개발은 11%에 불과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에 있어 후보물질 도출 등 초기 단계는 바이오벤처들이 맡고, 제약사는 이들 중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선점하는 선순환구조가 필요하다”며 “대형 제약사 입장에서 기초 연구는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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