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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의 심장 토크]'발작성 심실상성 빈맥', 갑자기 가슴이 터질듯이 뛰면 의심

박진식 세종병원 그룹 이사장
  • 등록 2020-11-08 오전 8:28:16

    수정 2020-11-08 오전 8:28:16

[박진식 세종병원 그룹 이사장] 사람이 사는 동안 가슴이 터질 듯이 뛰는 느낌을 몇 번은 느끼게 된다. 한눈에 반해 짝사랑하던 이상형에게 용기 내서 말을 걸기 위해 다가갈 때, 인생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발표를 기다릴 때 또는 전력을 다해 100m를 달리고 났을 때… 등. 경험의 이유는 즐거운 것일 수도 또는 나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육체적으로는 가슴이 터질듯이 뛰는 것은 힘든 경험 중 하나다. 그런데, 가슴이 터질 듯이 뛰는 일이 시도 때도 없이 생기고, 수 십분 또는 수 시간이 지속된다면 어떨까.

박진식 세종병원 그룹 이사장
심장 세포는 세포 간의 전기 신호 전달을 매우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구조를 가졌다. 심장 세포는 수축하라는 전기 신호를 받으면 물리적으로 수축을 시작하기 전에 그 신호를 인접한 심장 세포들에게 즉시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세포로부터 이미 신호를 받은 세포를 이중으로 자극하지 않고 신호를 전달 받은 세포가 거꾸로 신호를 전해준 세포를 다시 자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한번 신호를 받은 세포는 일정 기간 동안 신호에 반응하지 않도록 하는 ‘불응기’를 가진다. 이 불응기 덕분에 밀집해 있는 수십 억 개의 세포가 동시에 전기신호를 받아들이고 전달하지만, 신호 간 혼선이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A지점에 있는 세포와 B 지점에 있는 세포 간에 특수한 양방향 경로가 존재해 신호를 다른 지점의 세포 불응기 직후에 도달하도록 한다면, A지점에서 전달된 신호가 B지점의 세포를 자극해 수축 시키고, B 지점 세포의 자극에 의해서 생성된 전기 신호는 다시 돌아와 A지점 세포를 자극하는 무한 반복 루프가 생성될 수 있다. 이런 무한 반복 루프에 의해 발생하는 것을 ‘회귀성 부정맥’이라고 하고, 단일 회귀성 루프에 의해서 발생하는 부정맥 중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것이 ‘발작성 심실상성 빈맥’이다.

심장 세포는 1초이내의 짧은 시간 간격으로 수축과 이완을 하면서 반복적으로 불응기를 만든다. 그래서, 이런 특별한 루프가 존재한다고 해도 두 지점의 불응기를 교묘하게 피해서 무한 반복 루프가 돌아가기는 어렵다. 마치 경운기 모터에 시동을 걸 듯이, 여러가지 가지 조건이 맞아야 루프 내에 신호가 돌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루프가 돌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심장이 마구 뛰기 시작한다. 그 시작에 불과 몇 초 걸리지 않기 때문에 환자는 ‘갑작스런’ 빈맥, 두근거림을 경험 하게 된다. 그래서, 이 부정맥에 ‘발작성’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빈맥이 시작되면 평소 분당 60번에서 80번사이이던 맥박수가 180번에서 240번사이로 단번에 상승한다. 격렬한 운동을 했을 때 최대 맥박수가 분당 180회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환자들이 얼마나 힘들지 상상해 볼 수 있다.

이런 갑작스런 빈맥이 자주 발생하거나, 긴 시간 지속되는 경우 진료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발생 원인이 복잡하고, 증상이 심하다고 해서 치료가 더 힘든 것은 아니다. 심장 세포의 불응기를 늘려주는 약물을 사용하거나, 루프를 물리적으로 절단해줌으로써 치료 할 수 있다. 약물 치료는 편하긴 하지만, 매일 약을 복용 해야 하고 원인이 되는 루프가 남아있다는 단점이 있다.

루프를 물리적으로 절단하는 것을 ‘고주파전극도자술’이라고 부르는데, 혈관을 통해서 삽입한 도관을 통해 고주파로 열을 가해 루프를 손상시킴으로써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이다.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치료 후 복약이 필요 없고, 재발 확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극도자술을 전문적으로 하는 경험있는 의료진이 필요하다는 점이 제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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