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문화는 국적보다 수준...구시대 유물 '국뽕' 벗어나야

한국적인 것은 없다
탁석산|208쪽|열린책들
  • 등록 2021-04-21 오전 6:00:00

    수정 2021-04-21 오전 6:00:00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굿으로 대표되는 샤머니즘은 동북아시아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이다. 한국의 자연미는 이미 중국 당나라 시대에 등장한 개념이다. 오늘날 한국인의 인생관으로 거론되는 ‘욕망 충족 이론’은 20세기 중반 자본주의 경제가 확산하면서 나타난 세계적인 현상이다.

2000년 ‘한국의 정체성이란 무엇인가’를 출간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저자가 또 한 번 도발적인 제안을 내놨다. 우리가 지켜온 ‘한국적인 것’이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며, 한국인의 가치관이나 미의식 등은 사회 변화에 따라 바뀌어 왔거나, 시대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책은 한국 사회 전반에 널리 퍼진 ‘국뽕’(과도한 애국주의나 국수주의) 현상에 대한 우려도 표한다. 방탄소년단(BTS), 손흥민 등 세계 무대에서 성공한 한국인에 대해 ‘한국의 우수함을 증명한다’는 식의 과도한 의미 부여는 개인의 성취를 국가의 성취로 여기던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얘기다. 저자는 “한국 문화의 독자성을 찾으려는 강박이 우리 문화를 정체시키고, 썩게 만든다”며 “우리 문화에 대한 국수주의적 논쟁을 끝내고, 이 시대의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문화를 적극 수입·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국적’이 아니라 ‘수준’이며, ‘우리 것’에 대한 지나친 고집은 결국 우리 문화를 ‘고인 물’로 만들 뿐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한국 문화의 독자성을 끊임없이 부정하는 시각이 불편할 수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문화의 독자성을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상식과 어긋나는 일이다. 역사적으로 봐도 인류의 모든 문화는 뒤섞이며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수입한 물소와 지속적인 교배를 통해 지금의 한우가 만들어진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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