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된 변동금리'..이주비 이자에 허리휘는 재건축

반포주공1, 이주비대출 은행에 금리인하 요구만 세 차례
두배 넘게 오른 금리 탓에 입주까지 1.5억 더 부담할 듯
저렴했던 변동금리가 고금리 시기 부담커지며 사업장 타격
  • 등록 2024-01-30 오전 5:00:00

    수정 2024-01-30 오전 5:00: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재건축 이주비 대출 이율이 오르면서 조합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저금리 시기 선택했던 변동금리가 최근 고금리 여파로 부담이 늘어난 게 원인이다. 사업성이 달려 분담금까지 내야 하는 조합으로서는 부담이 이중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1·2·4지구) 재건축조합은 이주비 대출 계약을 맺은 시중은행 5곳(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에 대출 이율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으로 지난 22일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해 7월과 12월 각각 금리 인하 요청을 한 이후 받아들이지 않자 이번에 세 번째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 사업장의 이주비 대출 금리는 처음 대출이 실행된 이래 이날까지 두 배 넘게 올랐다. 2021년 6월 첫 이주가 이뤄질 당시 일어난 이주비 대출의 이율은 2.47%였으나 이날 현재 5.47%로 인상됐다. 2년6개월 만에 3%포인트 오르며 두 배 넘게 늘어났다.

조합이 추산한 가구 평균 대출액 10억원에 기존 대출 이율(2.47%)을 적용하면 이자는 연간 2470만원으로 월 205만원이다. 오른 대출 금리(5.47%)가 적용되면 연간 5470만원으로 월 455만원이다. 반포주공1단지 입주는 지금부터 5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수준의 금리가 유지되면 이 기간 가구당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은 1억5000만원가량이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 상당수는 노인층이라 근로소득 없이 연금으로만 생활하는 상황에서 이주비 이자가 늘어 부담이 커진다는 민원이 많아지고 있다”며 “계약을 맺을 당시 금리는 상호 협의로 조정하기로 한 조항에 따라서 은행과 협상하고 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정비업계에는 반포주공1단지와 비슷한 사정을 호소하는 조합이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주비 대출은 변동금리(6개월~1년)와 고정금리(통상 3년까지 고정이고 이후 변동금리 적용) 중 조합원 투표로 결정한다. 현재 이주가 이뤄진 사업장은 코로나 19 시기 대출 약정을 맺은 곳이 대다수다. 당시는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비용이 저렴했기에 변동금리를 선택한 조합이 다수로 전해진다.

이후 금리가 올라 변동금리로 발생하는 이자가 고정금리 이자를 뛰어넘으면서 부담이 커졌다. 고정금리라고 안심할 사안은 아니다. 3년으로 묶어뒀던 재조정 시한이 다가오고 있어서 이후 금리가 인상되는 것이 수순이다.

그나마 반포주공1단지는 사정이 넉넉한 편이다. 2300세대 대단지라서 금융사를 상대로 어느 정도 협상력을 갖는 편이다. 그럼에도 금융사는 금리 인하에 인색한 게 현실이다. 아울러 반포주공1단지는 일반분양으로 사업비 모두를 충당할 만큼 사업성이 좋아서 가구당 추가 분담금이 없다. 여타 추가 분담금까지 져야 하는 정비사업장에서는 이주비 대출 이율 상승분까지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알 수 없기에, 저금리 시기 변동금리를 선택한 것을 지금 기준으로 잘못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정비사업은 기간이 오래 걸리므로, 비용을 고정해 예측 가능성을 키우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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