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록의 미식로드] '막' 갈아서 한입 베어물면 메밀향 가득

초여름 별미 중의 별미 '막국수'
  • 등록 2019-06-07 오전 6:00:00

    수정 2019-06-07 오전 6:00:00

칡사랑메밀사랑_막국수
칡사랑메밀사랑_막국수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대표 음식은 무엇일까. 전 지역을 평균으로 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바로 메밀국수 또는 막국수다. 그렇다면 왜 강원도일까. 그 이유는 자연환경에 있다. 강원도는 척박한 땅과 추운 날씨로 자연환경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이에 주로 구황작물로 끼니를 해결했다. 대표적인 식자재가 메밀이었다. 최근에는 건강식으로 주목받으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메밀 음식으로는 메밀묵, 메밀국수, 막국수, 메밀국죽, 메밀적, 메밀전병, 메밀만두 등 셀 수가 없다. 기온이 내려가고 차가운 칼바람이 불면 따스한 국물이 그립겠지만, 무더위가 시작하는 6월의 초여름에는 차가운 막국수가 별미다.

메밀국수와 막국수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사실 재료도 같고 맛도 차이가 없다. 둘은 그저 같은 음식이다. 사실 막국수라는 이름이 탄생한 이유에 대해서 정확하게 아는 이도 없다. 다만, 막국수는 메밀국수보다 껍질을 대충 벗겨 반죽해서 면발에 점이 보이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혹은 메밀을 ‘막’ 갈아서 만든 서민음식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강원도에는 메밀국수나 막국수를 내는 식당이 많다. 그중 홍천 수타사 입구의 ‘칡사랑 메밀사랑’은 비교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막국수 전문점이다. 수타사에서 차로 2~3분 거리에 있다. 아버지가 유산으로 돈 대신 산자락에 아담한 식당 하나 차려주고 세상을 떠난 뒤, 흩어져 살던 삼남매가 모여 정답게 공동 운영하는 곳이다.

이 식당의 맛 비결은 ‘100% 순 메밀 막국수’다. 고기도 맛있어 수육 맛집으로도 이름났다. 순 메밀국수는 겉껍질 벗긴 녹쌀가루로 뽑아 가닥이 티 없이 맑고 곱다. 질감이 뚝뚝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부드럽고 일정한 탄력도 있다. 한 젓갈 입에 물면 아련한 향이 퍼지면서 후두두 끊어진다. 사리 반 그릇이 덤으로 나온다. 잠시 있다 보면 국수 가닥이 저절로 툭툭 끊어져 있다. 그만큼 끈기가 없다. 따로 나오는 국물은 무·배추 등을 넣고 담근 동치미다. 무 짠지 국물에 물을 탄 맛이었다. 고명은 오이채, 김 가루, 양념장, 참깨·들깻가루, 삶은 달걀을 올렸다. 여기에 주방에서 끼얹어 나온 비빔 양념은 단맛과 신맛이 균형을 이룬 보통 막국수 집과 비슷하다. 무김치와 배추김치 또한 잘 익어서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돼지 수육은 좋은 고기를 골라 잘 삶는 비법이 있는 듯하다. 앞다릿살인데 살과 기름기 배합이 좋아 부드럽고 졸깃하면서 고소하다. 막국수와 함께 감자전의 인기도 대단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며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칡사랑메밀사랑 감자전
칡사랑메밀사랑 막국수
칡사랑메밀사랑 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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