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달러 중진국 함정 뛰어넘으려면?…"해답은 평생교육"

이우영 한국기술교육대 일학습병행대학장 인터뷰
“국민소득 3만달러, 더 오래 더 많이 일해서 만들어"
근로자 생산성 끌어올려야 삶의 질도 높아져
직원 직업교육 강화해야..기업 경쟁력도 개선
  • 등록 2019-07-08 오전 5:00:00

    수정 2019-07-08 오전 5:00:00

△이우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가 6월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차 미래전략포럼’에서 ‘다음세대가 살아갈 한국’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2002년 처음 구성된 기획재정부 산하 중장기전략위원회는 작년 4기 위원회가 출범해 2년째 활동 중이다. 4기 위원회는 위원회 구성부터 주요 논의 내용, 그리고 논의를 진행한 과정이 과거 위원회와 많이 다르다.

생물학자인 최재천 서울대 명예교수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부터 파격이지만 전체 20명의 위원들 중 경제학자는 네 명뿐이라는 점도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철학, 자연과학, 공학, 환경, 도시계획, 복지, 교육, 벤처, 북한, 언론, 경영 등 다양한 전공의 전문가들이 전략위 민간위원으로 참여했다.

전략위는 8차례 워크샵을 가졌고 시간제한 없이 무제한 토론을 했다. 장소도 세미나실이 아닌 열린 공간에서 토론이 이뤄졌다. 첫 모임은 서울 종로 무계원에서 가졌다. 무계원은 세종대왕의 형 안평대군의 별장이었던 무계정사 터에 바로 옆 오진암의 한옥들을 옮겨온 복합문화공간이다. 열린 공간에서 막힘없는 의견을 이끌어내기 위한 차원이다.

전략위에서는 두 개의 큰 주제를 놓고 토론을 이어갔다. ‘국민들은 일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걸맞은 행복을 누리고 있는가’, ‘3만달러를 넘어 4만달러, 5만달러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이다.

전략위 위원인 이우영 한국기술대학 기계공학과 교수는 지난달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회 미래전략포럼에서 ‘다음세대가 살아갈 한국’이란 주제로 작년 한 해 동안 전략위가 토의 해온 내용과 올해 어떤 주제로 논의를 이어갈지에 대한 주제 발표를 했다.

최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 카페에서 이 교수를 인터뷰 했다. 국내 최대 직업교육기관인 폴리텍 대학 이사장을 지낸 이 교수는 지금은 한국기술교육대 일학습병행대 학장과 평생교육처장을 맡아 직업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더 오래, 많이 일해서 만든 3만달러 시대.”

“3만달러는 사실 몸으로 때워서 만든 거에요. 다른 나라보다 더 오래, 더 많이 일해서 만든 3만달러죠.”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대비 행복지수가 평균 아래라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이 같은 장시간 근로로 인한 ‘혹사’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문제는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생산성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생산성이 따라가지 못하는데 임금을 올리고 일하는 시간만 줄이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삶의 질을 보장하면서 기업과 경제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개인의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근로자 개인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고숙련 사회로 가야합니다.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이 근로자의 평생교육이죠. 중소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려면 학습을 중시하는 문화를 정착해야 합니다.”

전략위가 붙잡고 고심했던 화두 중 하나가 ‘전술국가에서 전략국가로의 도약’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몰입해 왔던 1등 추구에서 벗어나 일류(一流)를 추구하는 것.” 이 교수는 전술국가와 전략국가의 차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화두는 위원 중 한 명인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교수가 던졌다.

“경제에서 논의를 시작하든, 복지에서 시작하든 결론은 ‘교육’으로 끝나더군요.” 교육이 3만달러 시대에 걸맞은 삶의 질을 보장하고, 4만달러, 5만달러로 가는 길이라는데 모든 위원들이 의견을 같이했다는 것이다.

3만달러 중진국 함정 해법은 ‘평생교육’

이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 삶은 청소년기는 ‘교육’, 중년기는 ‘일’, 노년기는 ‘여가’로 구분돼 기능적 역할이 단절돼 있었다고 했다.

그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매년 생산가능인구가 30만명씩 줄고 있고 기대수명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생애주기별로 분절된 삶을 영위하는 게 가능하지 않은 시대라고 했다. 청소년, 중년, 노년이 더 이상 분절적이지 않고 교육과 노동과 여가가 생애 전주기에 걸쳐서 함께 이뤄지는 시대가 이미 우리 옆에 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져야 해요. 학생 때만 배우는 게 아닌, 평생교육이란 관점에서 ‘일-학습-여가’를 묶어서 함께 가져 가야합니다. ”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개인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생산성을 높여 개인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 이 교수는 이게 전술국가에서 전략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은 3만달러 중진국 함정을 뛰어넘어 혁신국가로 도약하는 방법입니다. 노동시장과 연계한 교육을 청소년기에 하고 사회에 진출한 후에도 일하면서 배워 생산가치를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해요. 교육이 중요한 이유에요.”

그는 일하면서 능력과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대학입시에 과도하게 매달리는 현상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노동조합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노조가 회사에 조합원에 대한 교육훈련을 먼저 요구해야 합니다. 교육훈련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면 근로시간을 줄여도 성과보상은 더 커질 수 있어요. 독일은 우리보다 보수는 2배가량 높지만 근로시간은 주당 35시간에 불과합니다. 독일에선 노사 머리를 맞대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을 논의합니다. 노조원의 역량개발은 회사와 근로자가 윈-윈할 수 있는 최선이에요.”

이우영 교수는… △한양대 기계공학과 △서울대 기계설계학 박사 △전 폴리텍대학 이사장 △현 한국기술교육대 일학습병행대 학장·평생교육처장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 △동반성장위원회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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