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쓸 결심”…조이는 금리, 생활습관도 바꾼다

또 기준금리 인상…“여행은 사치”
‘아아’ 대신 캔커피, 자차 대신 BMW
“무지출로만 안돼”…돈 될만한 건 팔아
  • 등록 2022-10-15 오전 9:20:00

    수정 2022-10-15 오전 9:20:00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엔화가 싸다고 해서 일본에 가족 여행 갈까했는데 접어야겠어요, 에휴.”

직장인 김모(32)씨는 당분간 여행을 가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렇잖아도 고물가 등으로 살림이 빠듯했는데 최근 한국은행이 다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또 오를 것 같아서다. 김씨는 “남편이랑 딸과 여행가고 싶지만 사치”라며 “1년 만에 이자가 2% 정도 올랐는데 또 오르고, 앞으로 더 오른다니 진짜 한숨만 나온다”고 했다.

(자료=이미지투데이)
가을옷 ‘언감생심’…“아메리카노 끊겠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며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기준금리가 3%대에 올라섰다. 지난해 주식과 부동산경기 활황 때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 투자했던 2030세대는 물론, 기존에 마이너스 통장과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빚을 낸 4050세대 등도 ‘고난의 행군’에 들어갔다. ‘냉털(냉장고 털기)’, ‘첵카족(체크카드를 사용하면서 돈을 모으려고 하는 사람)’, ‘염전족(스스로 짜다고 생각할 만큼 정말 아껴쓰는 사람)’ 등의 말을 들으면서까지 ‘돈 안 쓸 결심’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김모(38)씨는 지난주 옷정리를 하며 가을옷을 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직장인 남편과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치솟는 금리에 대출금 갚기가 부담스러워서다. 김씨는 입는 옷은 물론, 즐겨 먹는 커피도 줄이기로 했다. 김씨는 “어차피 가을은 짧으니 새 옷 안 사련다”며 “겨울옷이 필요하면 아웃렛에 가서 사야겠다”고 했다. 그는 “하루 한 번 이상 아메리카노를 사먹었는데 이제 약속이 있는 게 아니면 캔커피, 봉지커피를 먹으려 한다”며 “커피숍은 100~500원 할인해준다기에 묵혀뒀던 텀블러도 꺼냈다”고 했다.

직장인 박모(33)씨는 최근 ‘BMW(버스·지하철·걷기)족’으로 전향했다. 치솟는 기름값과 자동차 보험료 등 유지비가 부담스러워 2년 반 정도 타던 자동차를 팔았다. 팔아서 쥔 돈으로 작년 3월 받은 대출금 2억원 중 일부를 갚았다. 중도상환수수료를 1.5% 물어야 하지만, 당분간 계속 오를 대출금리를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갚는 게 이익이라고 봤다. 박씨는 “대출금이 8000만원 정도 남았는데 이자가 너무 아깝다, 여윳돈이 생기면 무조건 갚을 생각”이라고 했다.

외벌이 남편을 둔 김모(40)씨는 냉장고에 ‘7계명’을 써 붙이고 아끼기에 돌입했다. 그가 붙인 7계명은 △생필품 특가 나오면 쟁여 두기 △음식 재료 바로바로 조금씩 싸기 △사는 물건에 대한 우선순위 정해서 꼭 필요한 것만 사기 △무료 배송으로 구매하기 △배달주문보다 가지러 가기 △배달음식 횟수 줄이기 △가까운 거리는 차 대신 대중교통이나 걷기 등이다. 아이가 생기며 일을 그만둔 김씨는 “들어오는 돈은 그대로인데 나가는 돈은 물가가 계속 오르니 더 많아졌다”면서 “생활비를 아끼려다 보니 냉장고에까지 붙이게 됐다”고 했다.

“ 돈 될만한 건 팔자”…부수입 ‘골몰’

소비를 줄이고 돈을 안 쓰는 노력만으론 부족하다고 판단한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가외 수입’을 늘리기 위해 골몰하는 중이다.

직장인 박모(34)씨는 당근마켓에서 축구화를 구입해 되팔아 차익을 버는 부업을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축구를 좋아했던 박씨는 축구 용품 가격을 줄줄이 꿰고 있다. 그렇게 그가 한 달에 올린 부수입은 10만원돈이라고 했다. 박씨는 “한달 10만원이면 큰 돈”이라며 “일하면서도 수시로 당근마켓에 올라오는 축구 용품을 지켜본다”고 했다.

갖고 있던 물건 중 돈 될 만한 건 파는 이들도 상당하다. 직장인 김모(41)씨는 집에 쌓아뒀던 책들을 중고서점에 내다 팔았다. 김씨는 “괜한 허영심에 책을 사들이는 취미를 들였었는데, 이젠 다 짐 같다”며 “많이 받아봤자 한권에 5000원 정도 쳐주는데 여러 권을 처분하니 그래도 꽤 도움이 됐다”고 했다.

박모(40)씨는 “실내자전거, 캠핑용품에 화분까지 팔았다”며 “집이 갑자기 휑해진 것도 같고... 엉겹결에 미니멀리즘 삶을 살게 생겼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자료=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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