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에서 온 편지]'아프리카의 진주' 우간다의 재발견

코로나 이전까지 매년 5~6% 이상 높은 경제 성장률
올해 우리나라와 수교 맺은 지 60년
동아프리카공동체 통해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도 확대
  • 등록 2023-03-17 오전 6:30:00

    수정 2023-03-17 오전 8:09:34

[박성수 주우간다대한민국대사관 대사] 2021년 12월 말 부임을 앞두고 우간다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렸던 기억이 있다. 먼저 독재자 이디아민과 이를 소재로 한 영화 “The Last King of Scotland”, 엔테베 구출작전, 최빈국, 부정부패, 무세베니 대통령의 38년 장기집권 등 부정적 이미지가 거의 전부였다. 최근에도 에볼라 바이러스, 대통령 아들 권력승계 문제 등 부정적 이미지가 지속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1년 이상 우간다에서 생활하면서 생생히 경험해 보니 이전에 갖고 있었던 나의 생각이 얼마나 제한적이고 일면적인 것이었는지 깨닫고 있다. 지금은 부정적인 이미지보다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다가온다. 언젠가 눈부신 진주로 성장할 우간다의 잠재력도 점점 더 크게 보인다.

우간다 부임 후 정부 인사들과 외교단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우리 개발협력 기관의 사업지도 가보고, 대학에서 전통시장까지 현장을 다니면서 지금은 이곳에 대해 다른 면을 보고 있다. 연중 기온이 15~28도로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날씨, CNN이 꼭 가 봐야 할 관광지로 선정한 천혜의 자연환경과 야생동물, 전 세계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높다는 르웬조리산, 아프리카의 젖줄 나일강의 발원지(Source of Nile)가 바로 우간다에 있다. 윈스턴 처칠은 1908년 `나의 아프리카 여행기`에서 우간다를 ‘아프리카의 진주’라고 묘사하며 이곳의 매력을 일찌감치 알아봤다.

기품 있고 은은한 빛을 내는 진주가 되려면 오랜 시간 조개가 불순물을 뱉지 않고 인내해야 한다. 우간다가 그렇다. 식민지배, 내전으로 장기간 아픔과 갈등이 있었지만 지금은 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손꼽히고 있다. 코로나 이전까지 매년 5~6% 이상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자랑했고, 2025년부터 일일 23만 배럴의 석유가 탄자니아 탕가를 통해 수출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무려 우간다 GDP 4분의 1 규모에 달한다. 여기에 동아프리카공동체(EAC)를 통해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중위연령이 16세(우리나라 43세)인 젊은 나라이며,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도 발전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발전 가능성에 비해 성장 동력이 부족한 우간다의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1987년부터 공적자금을 통해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우간다를 중점협력국으로 선정했고, 이후 우간다 정부의 중장기 개발 계획에 발맞춰 본격적으로 보건·의료, 교육, 농촌개발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우간다와 수교를 맺은 지 60년이 되는 해이다. 그간의 양국관계를 되돌아보면서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즉, 기존 무상원조 위주의 일방적 개발협력 관계에서 통상과 투자 중심의 지속가능한 쌍방 경제관계로 점차 발전시켜 나가고자 투자보장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 등의 체결도 추진코자 한다.

우간다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져 있는 진주이다. 그 진가를 미리 알아보는 사람이 더 큰 결실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2024년 한-아프리카 특별 정상회의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그 아프리카 속에 숨겨진 진주 우간다를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고대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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