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이슈) 끝없는 투자은행 감원행렬

  • 등록 2001-11-25 오후 9:08:16

    수정 2001-11-25 오후 9:08:16

[edaily]월 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의 감원 행진의 끝이 보이질 않고 있다. 미국의 경제주간지인 배런스는 최근호는 앞으로 인원감축이 더 있을 것이며, 지금까지 이뤄진 것보다 3배 정도나 더 많은 숫자의 해고 통지서가 날아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증권사 직원 숫자는 1990년대 후반에 크게 증가하기 시작, 1990년의 41만 7400명에서 올 2월에는 77만 6400명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올 2월 이후로 2만5926명이 줄어들었다. 현재 인원은 75만 400명. 증권산업협회는 전체 직원 숫자가 내년 상반기에는 73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릴린치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토머스 패트릭은 “증권 산업 전체가 새로운 시장 환경에 맞춰야만 한다”면서 2000년과 같은 활황장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증권업이 여전히 연간 12~15%의 이익을 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SFB의 CFO인 리처드 손버그는 “우리 회사는 2002년을 매우 조심스럽게 맞이할 것”이라면서 그 이유로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지만 투자은행이 활황장을 맞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의 경영진들이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되면 인수합병(M&A)가 줄어들게 되고, 그리고 제조업의 생산설비가 넘치는 한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확장하거나 새로운 공장을 세울 자금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 삭스의 CFO인 데이비드 비니아르도 “골드만 삭스도 어려운 시기가 될 내년 상반기와 내년 하반기의 미미한 경제회복에 대비해 직원 숫자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 골드만 삭스에 필요한 직원 숫자를 재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매년 있어온 일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다른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투자은행도 기술과 통신 거품이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골드만 삭스의 증권산업 분석가인 리처드 스트라우스는 “M&A와 주식 인수는 규모면에서 1990년대에 매년 복리로 22%, 25%씩 성장했는데, 만약 기술과 통신 분야를 제외한다면 각각 18%, 16%씩 성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M&A와 관련된 규모는 평균적으로 과거 10년간 미국 주식시장(equity-market) 자본화 규모의 4.5%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3조4000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평균인 2조 4000억 달러보다 큰 규모다. 물론 올해는 평균보다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M&A가 증가했던 것은 부분적으로는 많은 기업들이 가치가 부풀려진 주식을 금융거래 통화로 사용했기 때문. 그러나 주가가 떨어짐에 따라 그러한 통화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 따라서 거래 건수가 숫자면에서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투자은행가의 조언이 필요한 거래 규모도 일반적으로 과거보다 축소됐다. 과거에는 투자은행들가들이 1650억 달러에 달하는 AOL의 타임워너 인수를 취급했지만 지금 투자은행가들은 필립스 페트롤리움의 160억 달러짜리 코노코 인수를 취급해야만 한다. 투자은행가가 받는 수수료는 거래 규모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작은 규모의 거래는 작은 수수료를 뜻한다. 스트라우스는 또 주식 인수행위는 보통 국내총생산의 1.4%에 해당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비즈니스도 과거보다 위축됐는데 정점을 쳤던 2000년에는 GDP의 3.2%인2030억 달러나 됐다. 스트라우스는 만약 주식 인수거래가 과거 수준으로 되돌아 간다면 올해 인수 규모가 올 첫 9개월간의 인수규모를 통해 예상했던 1050억 달러에서 연간 1400억 달러 규모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문제는 월 스트리트가 여전히 직원 숫자를 2000년 중반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생산성 추세 분석에 따르면 이미 취해진 5% 감원에 더해 15~18%의 축소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1987년에 증권업이 적합한 규모를 찾는데 3년이 걸렸다면서, 아마도 이번 하강기의 인원감축도 비슷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예상했다. 물론 월 스트리트의 대형 투자은행들간에는 인원 감축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메릴린치와 CSFB가 가장 적극적으로 인원감축에 나서고 있을 뿐 아니라 언론을 통해 이를 알리는데 적극적인 곳들이다. 메릴린치는 최근에 26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트라우스는 메릴린치는 7만 2750명에서 13%를 줄어야 한다면서 결국은 1만 명을 더 줄어야 한다고 밝혔다. CSFB도 2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베어 스턴스에서만 약 800명이 해고 통지를 받았는데, 많은 해고자들이 정보기술 분야에 소속된 직원들이었다. 베어 스턴스는 지난 5년간 유럽의 통화 통합, Y2K 대비, 인터넷 전환 등의 이유로 기술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CFO인 샘 몰리나로는 기술 투자에 엄청 큰 거품이 있었다고 말한다. 반면에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 같은 곳은 조용하게 인원감축에 나서는 회사들이다. 골드만 삭스는 올 연말까지 867명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인 주다 크로샤르는 올해말까지 1000명까지 줄인다고 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트라우스는 모건 스탠리와 같은 회사는 인원 감축에 가장 반대하는 회사인데 그 이유는 유능한 직원들을 보유하고 있어야 시장이 회복될 때 시장 점유율도 높이고 이익도 증대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은 1998년에 제대로 들어맞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인원감축에 나서는 증권사들은 현재 여건은 과거와 다르다고 주장한다. 올해에는 주가 하락과 9월11일 테러리스트 공격에 따른 재무상황 악화 등에 대응키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하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는 것. 1998년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기업의 순이익이 별로일 뿐 아니라 주요 산업들이 여전히 과잉생산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CSFB의 손버그는 “오늘날 우리는 전형적인 경기침체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리만 브라더스와 씨티그룹의 살로먼 스미스 바니는 현재의 인원감축 추세와 별 상관이 없는 회사들이다. 스트라우스는 “모든 증권사들이 인력을 채용할 경우, 리만은 인원 감축에 나서는 회사”라고 말한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경우, 일부 인원감축이 있기는 했지만 대규모는 아니었는데, 그 이유는 살로먼이 가장 낮은 보상/수입 비율을 보이는 회사일 뿐 아니라 무보상/수입 비율도 가장 낮은 회사이기 때문이라는 것. 물론 누가 옳은 지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스트라우스는 현재로서는 공격적인 인원 감축이 시장이 회복될 때를 대비해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메릴린치와 씨티코프의 주가를 매수 추천한다. 그리고 모건 스탠리도 추천 리스트에 올렸는데, 그 이유는 곧 대규모 인원감축을 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는 특별히 채권 비즈니스의 강세로 인해 다른 회사보다 경기침체의 영향을 덜 받기도 했다. UBS 워버그와 같은 곳이 그렇다. UBS의 기관 비즈니스는 올해에 한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는데, 이는 채권 비즈니스가 작년보다 40%나 성장했기 때문. 그러나 UBS의 미국 부문도 약 1300명을 줄일 수 밖에 없었다. 이 중 1000명은 개인 고객 영업활동과 관련된 후선 지원업무와 관련이 있었다. 인원감축의 폭풍을 피해 살아남은 자들도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투자은행가의 보상이 통상적으로 실적에 따른 보너스와 스톡 옵션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증권산업 헤드헌팅사인 GZ 스티븐스의 집행 부사장인 조안 짐머만은 “봉급과 보너스를 포함한 보상이 20~70%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신참자 숫자가 줄어들수록 하락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CSFB의 손버그는 전망했다. 과거에는 상업은행과 외국 은행들이 미국 투자은행과 인재 채용 경쟁을 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 그리고 MBA 졸업생에 대한 채용 열기가 식은 지금, 컨설팅 회사와 닷컴은 더 이상 가장 유능하고 똑똑한 직원을 채용하는데 있어 경쟁자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베어 스턴스의 몰리나로는 “1998년부터 2000년 초까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졌었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지금은 증권산업이 새로운 임금 수준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베어 스턴스의 이사들은 자발적으로 50%나 봉급 수준을 삭감, 집에 가져가는 돈을 작년보다 70%나 줄이는 것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봉급을 삭감하지 않았다면 해고 통지서를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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