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스팀청소기 신화, 홈케어 서비스로 이어간다"

가전제품 세척·입주 및 이사청소 서비스로 쾌적한 환경 구축
한국형 식기세척기·자동 물걸레 청소기 출시 예정
한경희 대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제품·서비스 선보일 것"
  • 등록 2015-04-08 오전 3:00:00

    수정 2015-04-08 오전 3:00:00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여성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생활방식을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스팀청소기로 주부들이 무릎 꿇고 바닥을 청소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낸 것처럼 이번에 선보인 ‘홈케어 서비스’는 쾌적한 가정환경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스팀청소기로 2000년대 중반 생활가전제품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한경희(51) 한경희생활과학 대표는 최근 가전제품 청소 및 입주·이사청소 서비스인 ‘한경희 홈케어 서비스’를 선보이며 부진탈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지난 1999년 회사 설립 이후 3년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세상에 선보인 스팀청소기는 말 그대로 메가히트를 쳤다. 한 대표 스스로 무릎을 꿇고 바닥 청소를 하기 싫었던 경험이 발단이 됐던 스팀청소기는 주부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1000만대 이상 팔렸다.

하지만 스팀청소기를 잇는 후속 히트작이 나오지 않으면서 회사는 비상이 걸렸다. 2009년 1000억원에 육박했던(975억원) 매출은 이듬해 730억원으로 급감했고 2013년에는 600억원대(656억원)까지 낮아졌다.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가전제품 및 청소 대행서비스 ‘한경희 홈케어 서비스’를 포함한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최근 서울 가산동 본사에서 인터뷰를 가진 한 대표는 “그동안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사실”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신제품 개발 주기를 단축해 좋은 제품을 빨리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다양한 신제품과 홈케어 서비스를 양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꼼꼼하고 악착같은 성격이었다. 이런 그의 성격은 홈케어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에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는 “홈케어 서비스 아이디어를 생각한 것은 10년 전”이라며 “하지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홈케어 서비스에 대한 초기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회사 관계자는 “스팀청소기로 소비자들이 살균청소에 대한 신뢰감을 이미 갖고 있어 홈페이지에 신청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조만간 TV홈쇼핑에 런칭하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최고경영자가(CEO)가 여성이라는 점은 여성 직원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전체직원 가운데 26%가 여성이다.

특히 한 대표는 본인이 워킹맘이었기 때문에 워킹맘의 심정을 누구보다 이해해 많은 배려를해주고 있다.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100% 직장에 복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도 한경희생활과학의 워킹맘들은 100%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 육아기에도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유연근무제 등을 이용해 육아와 사회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성의 생활밀착형 아이디어 제품 개발을 전담하는 마케팅실 15명의 인원 중 8명이 여성인력으로 구성됐다.

지난 2013년에는 창립 기념일(11월 26일)을 ‘엄마 해방의 날’로 선포하고 남성들의 가사활동 나눔을 독려하는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한 대표는 매주 금요일 오후 4~5시에 모든 임직원이 자유롭게 그룹을 만들어 티타임을 갖고 자유로운 주제로 토론을 하는 ‘씽크 타임(Think Time)’을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의 다양한 의견이 곧 고객의 다양한 의견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자기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CEO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화까지 연결시킬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여성과 주부의 마음을 이해하고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제품에 반영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열정, 창의, 혁신을 기반으로 여성과 가정, 나아가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대표 제품인 ‘스팀청소기’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 ‘홈케어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한경희생활과학은 청소와 관련된 전문기업으로 알려졌고 청소가 우리 사업에 있어서는 매우 큰 영역이다. 청소관련 제품을 개발하면서 가전제품 세척서비스에 대한 큰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세탁기의 경우 항상 물이 고여 있기 때문에 분해해보면 곰팡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에어컨도 숨쉬는 공기와 연관되기 때문에 적어도 에어컨 집중 사용시기인 여름을 전후해서 필터나 내부 모터에 대한 주기적인 청소가 필요하다.

대기업들은 제품 수리는 많이 하지만 세척을 할 만한 인력은 없다. 영세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기술과 노하우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10년 넘게 가전제품을 생산하면서 쌓인 노하우와 체계화 된 시스템으로 세척, 살균 등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홈케어 서비스 매출(약 100억원)을 포함해 900억~1000억원의 연매출 목표를 세웠다.

- 홈케어 서비스 운영 및 발전계획은

△소사장 형태로 전국 150명의 서비스 기사(행복 매니저)와 제휴를 맺고 전반적인 고객서비스 교육은 한경희생활과학이 담당하고 가전제품 분해 및 세척과 같은 전문 기술 분야는 엔지니어들이 담당한다. 정리 컨설턴트, 아이돌보미 파견 등 도우미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1980년부터 전국 700여개 사업장에서 상업시설이나 아파트 등 공동주택 시설관리 서비스를 하고 있는 (주)우리관리와도 협업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방문판매 네트워크도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방판 네트워크가 향후 새로운 제품 판매채널로써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홈케어 서비스가 국내에서 자리잡게 되면 이 서비스를 해외로 수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 홈케어 서비스 외에 올해 선보일 신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상반기 내에 한국형 식기세척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시중에 있는 식기세척기는 서양식 그릇(접시)에 적합했지만 조만간 출시할 제품은 한국형 그릇(볼 형태의 밥공기, 국대접)에 적합하게 만들어졌다. 스팀청소기와 스팀다리미도 새로운 디자인으로 편의성을 개선한 제품을 선보인다.

- 창업 후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1999년 창업을 한 이후 자재 대금과 직원 월급을 밀리지 않고 주다 보면 항상 자금이 부족했다. 모든 비용지출 후 회사 통장에 돈이 남은 것을 확인한 게 창업 후 5년만인 2004년이었다.

이때가 가장 힘들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제품을 개발해줘서 고마웠다는 반응이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또 한 사회학자가 ‘입식 부엌이 국내에 적용된 후 가장 남녀평등에 기여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했을 때도 기억에 남는다.

- 여성기업이 아직 국내에 뿌리내리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조건 고객의 눈높이에서 생각해야 한다. 스팀청소기도 내 스스로가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고객 관점에서 바닥 청소를 하기 힘들다는 애로사항에서 출발했다. 고객의 눈높이에서 시장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과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이라고 특별히 도움을 받는 것은 없다.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 해외사업 계획은

△현재 매출 비중을 보면 내수가 80%정도 된다. 이번에 선보인 홈케어 서비스도 내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어서 올해는 내수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해외시장의 경우 각 국별 인기상품(예를 들어 중국은 스탠드형 스팀 다리미)이 다르다. 중국사업은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할 예정이다.

* 한경희 대표는

1986년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근무하다 미국유학을 결심하고 1990년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이후 1997~1999년까지는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공직생활을 한 뒤 1999년 한경희생활과학을 설립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스팀청소기라는 발명품으로 2005년 발명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고 2008년에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주목해야 하는 여성 기업인 50인’에 뽑히기도 했다. 이후 포브스 아시아가 선정한 ‘아시아 파워 여성기업인 50인’(2012년), 뉴스위크 선정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150인’(2012년)에 뽑히는 등 국제적으로도 성공한 여성 CEO로 주목받고 있다.

자료=한경희 생활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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