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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원의 덫]서울 집값이 얼만데..실수요자들 ‘부글부글’

주택규모·지역·소득수준 관계없이 '6억원' 일괄 규제 적용
10년 전 고가주택 기준 그대로 적용.. 시장현실 반영 못해
  • 등록 2017-08-16 오전 5:30:00

    수정 2017-08-16 오후 12:40:34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정부가 주택시장 과열을 잡기 위해 내놓은 8·2 부동산 대책이 ‘6억원’이라는 기준 맞추기 덫에 갇혀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6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6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세금 차별은 투기 수요뿐만 아니라 실수요자까지 옥죌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10년간 오른 집값, 정책에 반영 안돼

정부는 집값 급등의 주범을 투기 수요로 지목하면서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을 8·2 대책의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주택 수요 억제를 위해 대출 제한과 세금 부과 등 대책 적용 기준을 집값 6억원 초과로 정하고 규제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주택 면적, 지역,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규제 대상을 주택 가격 ‘6억원’이라는 획일적 기준에 맞추다 보니 거래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애꿎은 실수요자까지 피해를 본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집값 6억원 기준이 등장한 것은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과열을 잡기 위해 보유세를 강화하면서부터다. 2005년 여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집값은 잡는다”면서 내놓은 8·31 부동산 대책에서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을 기준시가 9억원에서 6억원 초과로 낮췄다. 고가주택의 기준을 6억원으로 못박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도 이번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6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해 금융 대출 기준 강화 등 강력한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대출 제한과 세금 부과 등 규제를 적용받는 가격 기준이 어떤 근거로 6억원으로 정해졌는 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택 가격 6억원 기준은 10년 전인 2007년 당시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가 감독 규정을 통해 도입했다”며 “당시 6억원 이상을 고가주택이라고 본 기준이 지금까지 이어져 적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 대출 껴도 자기돈 3억원 있어야 집 살 수 있어

하지만 10년 전보다 집값이 많이 오른 주택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채 과거 기준을 부동산 정책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중위가격(아파트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에 위치하는 값)은 지난달 말 6억2888만원을 기록했다.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의 서민 실수요자로 인정받더라도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40%에 10%를 추가해도 자기 돈 3억원은 확보하고 있어야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맞벌이와 자녀 육아문제로 부모와 함께 동거하는 가정이 늘면서 중대형 아파트를 찾는 실수요도 꾸준하다. 그러나 주택 규모에 관계없이 6억원이라는 가격이 일괄적으로 적용되면서 높아진 대출 문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서울에서 전용 85~135㎡ 규모의 중대형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8억3085만원으로 한강 이남(11개구·9억5901만원)은 물론 한강 이북지역(14개구·6억3955만원)도 대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기 힘들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서민·실수요자 주거 안정을 위한다며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중산층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계획까지 차질을 빚게 한다면 문제”라며 “정부가 6억원이라는 확일적인 규제 기준을 내놓기 전에 서울 집값 수준을 제대로 파악해 봤는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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