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투자' 30조원 육박…독 되나

신용거래융자·예탁증권담보융자 합해 29.4조
하반기 증시 높은 변동성 우려 여전
폭락땐 원금·이자 부담에 하락분 손실까지
  • 등록 2019-07-08 오전 5:10:00

    수정 2019-07-08 오전 5:10:00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윤종성 권효중 기자]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이 스멀스멀 늘어나고 있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한 신용거래융자,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린 예탁증권담보융자(주식담보대출)의 합산액이 어느새 30조원 턱밑까지 올라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완화, 금리 인하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소위 ‘한 방’을 노리는 투자 행태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의 제 2금융권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틈타 신용대출 금리를 경쟁적으로 낮추며 ‘빚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0조4701억원으로, 전월대비 2175억원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 매입을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을 말한다. 투자 후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서 원금ㆍ이자를 갚고도 수익을 낼 수 있어 증시 상승기에 불어나는 경향을 띤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해 5월 역대 최대인 12조4985억원을 찍는 등 9개월(2018년 1~9월)간 10조원을 웃돌다가, ‘검은 10월’로 불렸던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넉 달간 9조원 대로 내려앉았다. 증시가 회복 기미를 보이던 2월부터는 한 번도 10조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은 채 조금씩 늘고 있다. 코스닥 시장(5조6725억원)이 유가증권 시장(4조7976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더 많았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유가증권(4조8448억원)이 코스닥(4조5628억원)보다 우위를 보였지만, 올 들어 코스닥이 역전했다.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주식담보대출도 급증했다. 6월 말 주식담보대출 잔고는 18조 9778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9월 기록(18조 9455억원)을 경신했다. 올 들어 주식담보대출은 한 번도 꺾인 적 없이 매달 증가하고 있다. 주식담보대출은 대출 목적이 주식 투자만은 아니지만, 증시로 다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이 높은 자금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신용거래융자와 주식담보대출을 합쳐 ‘빚’을 이용한 레버리지(지렛대) 투자 규모는 29조4479억원으로, 30조원에 육박했다. 이달 중 3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9월(30조7296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다시 ‘빚 투자’ 30조원 시대를 열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투자 행태는 증시 하락시 원금과 이자 뿐 아니라,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까지 떠안게 돼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도 국내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변수에 휘둘려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빚을 이용한 레버리지 투자에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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