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남북이 밀쳐낸 천재화가의 아련한 전경…변월룡 '평양 대동문'

1953년 작
남에선 외면, 북에선 추방당한 비운서 건진
1950년대 평양 대동문 풍광…사료처럼 옮겨
  • 등록 2019-05-11 오전 12:45:00

    수정 2019-05-11 오전 12:45:00

변월룡 ‘평양 대동문’(사진=학고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변월룡(1916∼1990). 우리가 그를 발견한 건 세상을 떠나고 한참 뒤였다. 2016년에 처음 그림을 걸었으니. 탄생 100주년이란 타이틀만 간신히 건졌다. ‘뺀 봐를렌’이란 이름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러시아 국적의 고려인 화가. 말이 좋아 고려인이지 남에선 외면, 북에선 추방당하는 비운의 삶을 살았다.

연해주서 태어나 러시아교육을 받고 일제강점, 분단·전쟁, 이념대립의 조국을 지켜봤다. 공산주의혁명, 2차대전, 냉전과 개혁·개방의 러시아도 겪었다. 그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건 그저 그림뿐. 그림은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강압에서 구축한 그만의 세계였다.

‘평양 대동문’(1953)은 초기 풍경화. 6세기 중엽 고구려 수도 평양성 내성의 동문으로 세웠다는 그 대동문의 1950년대 버전인 셈이다. 그 시절 전경을 사료처럼 옮겨냈다. 사실 변월룡의 무기는 인물화다. 뛰쳐나올 듯 꿈틀대는, 생생한 표정의 유·무명인이 그의 붓끝에 머물렀다. 대동문 광장에 흩어진 그 얼굴들을 선명히 볼 수 없는 게 아쉬울 뿐이다.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서 여는 개인전 ‘우리가 되찾은 천재 화가, 변월룡’에서 볼 수 있다. 1940∼1980년대 러시아와 북한에서 작업한 189점을 걸었다. 캔버스에 오일. 42.5×62.5㎝. 학고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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